그룹 아이들(i-dle)이 ‘덜어냄’이라는 선택으로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27일 오후 6시 공개되는 디지털 싱글 ‘Mono(Feat. skaiwater)’는 아이들이 그간 구축해온 강렬한 서사와 사운드를 잠시 내려놓고, 자신들의 본질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작품이다. 미니 8집 ‘We are’ 이후 약 8개월 만의 국내 단체 신보이자, 올해 첫 완전체 활동의 신호탄이다.
‘Mono’는 제목이 암시하듯 단일 채널의 소리, 즉 불필요한 장식을 제거한 상태에서 더 선명해지는 감정에 주목한다. 타인의 시선과 규정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나’를 마주하자는 메시지를 아이들 특유의 음악적 문법으로 풀어냈다. 화려한 드롭이나 과잉된 이펙트 대신, 절제된 비트와 멤버들의 보컬 결이 전면에 나선다. 익숙한 공식에서 벗어난 선택이지만, 그 공백을 채우는 것은 오히려 팀의 개성과 자신감이다.

이번 싱글은 아이들 커리어에서 여러모로 의미 있는 지점을 찍는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외부 아티스트와 단체곡 협업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피처링으로 참여한 영국 출신 래퍼 스카이워터(skaiwater)는 최근 글로벌 힙합 신에서 독특한 감각과 자유로운 스타일로 주목받는 인물이다. 장르와 경계를 넘나드는 그의 톤은 ‘정체성’이라는 곡의 주제와 맞물리며, 아이들의 보컬과 이질적이면서도 설득력 있는 대비를 이룬다.


26일 음원 공개에 앞서 선보인 뮤직비디오 티저 역시 이러한 변화를 시각적으로 강조했다. 흑백의 화면, 주파수를 맞추는 소리, 군중 속에 서 있는 멤버들의 모습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직관적으로 던진다. 대규모 메가 크루 퍼포먼스가 더해지지만, 카메라는 군무의 스케일보다는 각자의 움직임과 표정에 집중한다. 색을 지운 화면 속에서 오히려 존재감은 더 또렷해진다. 이 티저는 공개 직후 중국 QQ뮤직 한국 뮤직비디오 차트 상위권에 오르며, 발매 전부터 글로벌 팬들의 반응을 끌어냈다.
작업 과정에서도 변화는 분명했다. 멤버들은 미니멀한 구조 속에서 보컬의 디테일과 발음, 호흡 하나까지 세밀하게 다듬는 데 공을 들였다. 퍼포먼스 역시 힘을 과시하기보다 흐름과 호흡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재구성됐다. ‘아이들다운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음악과 무대 위에서 증명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Mono’는 단발성 실험에 그치지 않는다. 아이들은 다음 달 서울 KSPO돔에서 네 번째 월드투어 ‘2026 i-dle World Tour [Syncopation]’의 막을 올린다. 이번 투어는 전곡 편곡이라는 과감한 선택과 함께, 기존 콘서트와는 결이 다른 무대를 예고하고 있다. 음악적 밀도와 퍼포먼스의 재배치, 그리고 ‘모노’가 던진 질문들이 라이브 무대에서 어떻게 확장될지 역시 관전 포인트다.
완전체 활동을 기다려온 팬덤 네버랜드에게 ‘Mono’는 기다림의 종착지이자 새로운 출발선이다. 아이들은 화려함을 덜어내는 대신, 더 단단해진 중심을 꺼내 보였다. 자신을 정의하는 방식은 하나가 아니며, 때로는 가장 단순한 선택이 가장 대담한 선언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2026년, 아이들의 서사는 그렇게 조용하지만 분명한 울림으로 다시 시작됐다.
사진 : 그룹 아이들(i-dle) [큐브엔터테인먼트]
뮤즈온에어 채유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