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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29 (목)

[팬터뷰] 코미디언 이창호, 뮤지컬 ‘비틀쥬스’의 각색가로 변신해 텍스트의 설계자로 나선 그를 만났다!

“헤맨 만큼 내 땅이 된다”... 각색가로 나선 이창호의 단단한 연기 철학과 포부

 

희극의 경계를 허무는 '캐릭터 빌더' 코미디언 이창호가 이번에는 텍스트의 설계자로 나섰다. 2014년 데뷔 이래 공개 코미디의 전형성을 탈피하고 유튜브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독보적인 연기 영역을 구축해온 그가, 뮤지컬 ‘비틀쥬스’의 코미디 각색가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뮤즈온에어 팬터뷰를 통해 창작자로서의 정교한 논리와 배우로서의 실존적 고민, 그리고 인간 이창호가 지향하는 예술적 미래를 심층적으로 들여다보았다.

 

 

'비틀쥬스’의 코미디 설계자, 이창호의 전략적 도전

약 4년 만에 다시 돌아온 뮤지컬 ‘비틀쥬스’의 재연은 초연과는 또 다른 에너지를 예고한다. 이 변화의 중심에서 이창호는 텍스트의 설계자로 나섰다. 그가 각색가로 참여하게 된 것은 그간 희극 스펙트럼을 넓히며 증명해온 예술적 행보의 자연스러운 결실이다. 제작진은 초연 이후 한층 넓어진 관객층에게 더 친숙한 웃음을 전하기 위해, 코미디의 본질을 꿰뚫는 그의 감각에 주목했다.

 

 

그는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깜짝 카메라가 아닌가 의심했을 정도로 놀랐다”고 회상하면서도, 이내 각색 작업에 몰입하며 작품의 톤앤매너를 새롭게 조율하는 데 집중했다. 각색 작업 이후 동료들을 대하는 톤까지 달라졌다고 농담을 던지는 모습에서는 작품 전체를 조망하는 창작자로서의 자신감이 엿보였다.

 

이창호는 “블랙 코미디라는 장르가 한국에서는 여전히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시대가 변하고 문화적 수용성이 높아지면서 코미디의 허들이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대와 객석 사이의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고,관객들이 극의 흐름에 더 자연스럽게 동화되게 만드는 것이 그의 목표다.

 

 

정극 연기와 코미디의 경계, ‘자기 암시’의 힘

코미디언 출신 배우들이 흔히 겪는 고민 중 하나는 관객을 웃겨야 한다는 본능과 정극 연기 사이의 충돌이다. 하지만 이창호는 단호했다. 그는 “관객을 즉각적으로 웃겨야 한다는 본능이 연기에 걸림돌이 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밝혔다. 오히려 자신이 맡은 인물에 깊게 몰입하는 ‘딥(Deep)한 자기 암시’가 그의 가장 큰 무기다. 그는 “나는 내가 하는 일이 즐겁고, 무대 위의 내 모습이 항상 멋있다고 생각한다”며 웃어 보였다. 자신의 진지한 연기에 시청자들이 웃음을 터뜨리는 것조차, 그는 배역에 완전히 몰입하여 대중과 깊이 호흡한 결과로 여긴다. 

 

이러한 연기적 확신은 그를 무대 위 새로운 갈증으로 이끈다. 방송, 드라마, 영화를 섭렵한 그는 다음 목표로 뮤지컬 무대로 시선을 옮겼다. 각색가로서 무대 밖에서 극을 조망하던 경험에 그치지 않고, 이제는 배우로서 직접 무대 위에 올라 관객과 호흡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그는 “뮤지컬은 그간 콘텐츠로만 경험해봤기에 이제는 진짜 무대 위에서 코믹하고 개성 있는 역할을 맡아보고 싶다”며 '뮤지컬 배우 이창호'로 서게 될 기분 좋은 상상을 덧붙였다.

 

나아가 향후 선보일 ‘히어로 장르’에 대해서도 유쾌한 상상을 보탰다. 전형적이고 완벽한 영웅이 아닌, 우리 주변의 부족하고 평범한 인물이 영웅이 되는 서사를 꿈꾸는 그는 "원펀맨 같은 캐릭터의 실사화라면 언제든 환영"이라며 재치 있게 화답했다. 웃음 속에 진심을 담아내는 그의 모습에서 아티스트로서의 즐거운 확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실패를 견뎌낸 시간, ‘내 땅’을 일구는 회복 탄력성

오늘날의 이창호를 만든 것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이면의 ‘버티는 시간’이었다. 2014년 데뷔 이후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을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얻기까지, 그는 오랜 시간 인내하며 내공을 쌓았다. 그는 그 시간을 실패라기보다 그저 묵묵히 버텨온 과정이라 회고했다. “실패라고 느껴졌던 순간은 없었지만, 실패인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었다”는 그의 고백은 그가 겪어온 치열한 고민의 흔적을 짐작게 한다.

 

그는 지금의 방황이 실패처럼 느껴지는 이들에게 진심 어린 격려를 보냈다. “절대 실패가 아니다. 그렇게 느끼고 있을 뿐이니 느끼지 마라”며 “조금만 더 이겨내고 기다리면, 헤맨 만큼 반드시 ‘내 땅’이 올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긴 시간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스스로를 증명해낸 사람만이 전할 수 있는 단단하고 묵직한 위로였다.

 

그는 “공개 코미디 무대에서 관객의 반응이 즉각적이지 않을 때 왜 안 먹힐까 고민도 했지만, 유튜브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내 연기를 세밀하게 보여줄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큰 카메라가 아닌 작은 프레임 안에서 그의 디테일한 연기가 빛을 발하며 대중은 비로소 그를 발견했다. 

 

 

성공의 기준은 명확하게, 태도는 겸손하게

이창호는 자신의 루틴과 성공관에 대해서도 가감 없이 털어놓았다. 중요한 촬영이나 공적인 업무가 있는 날에는 반드시 ‘검은색 속옷’을 갖춰 입으며 마음을 다잡는다. 반면 사적인 자리에서는 화려한 컬러를 선택하며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춘다.

 

그의 루틴은 외적인 준비에 그치지 않고 내면의 긍정적인 마인드셋으로 이어진다. 일상의 사소한 해프닝조차 특유의 위트 있는 발상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가령 치약이 세면대에 떨어지는 돌발 상황에서도 “오늘 관객들을 너무 많이 웃겨서 누군가의 배꼽이 떨어지려는 징조인가 보다”라며 낙천적으로 해석한다. 이러한 태도는 예기치 못한 변수가 많은 무대 위에서 그를 지탱하는 실질적인 힘이 된다.

 

성공의 기준을 묻는 질문에는 “돈과 명예, 그리고 지적 허영심까지 모두 채울 수 있는 타이틀”이라며 솔직한 욕망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 기저에는 결국 “자신에게 인정받는 것이 가장 어렵다”는 예술가적 고뇌가 깔려 있다. 대중과 팬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는 그는, 인터뷰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의 건강과 행복을 빌며 직접 ‘행운의 번호’를 찍어주는 유쾌함도 잃지 않았다.

 

 

코미디언에서 각색가로, 다시 무대 위의 배우로 끊임없이 영역을 확장하는 이창호. 뮤지컬 ‘비틀쥬스’라는 거대한 놀이터에서 그가 설계한 코미디가 관객에게 어떤 카타르시스를 선사할지 확인하는 과정은 그가 가진 무한한 잠재력을 재확인하는 시간이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시종일관 진솔하고 깊이 있는 통찰을 나누어 준 이창호에게 깊은 감사를 전하며, 그가 밟아나갈 모든 무대와 그 앞에 펼쳐질 새로운 도전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영상 : 코미디언 이창호 인터뷰 [뮤즈온에어] 

사진 : 코미디언 이창호 인터뷰 [뮤즈온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