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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5 (수)

이준호X김민하, 태국 출장에서 위기와 로맨스 폭발… ‘태풍상사’ 한밤의 체포극

첫 해외 프로젝트가 불러온 달콤한 설렘과 냉혹한 현실 ‘태풍상사’의 위기가 시작됐다

 

tvN 토일드라마 ‘태풍상사’(극본 장영철·정경순, 연출 박홍균) 8회가 2일 방송되며 강태풍(이준호), 오미선(김민하), 고마진(이창훈)이 태국 출장길에서 맞닥뜨린 위기와 감정의 파동으로 긴장감을 폭발시켰다. 첫 해외 수출 프로젝트라는 낭만적인 출발선은 달콤한 세레나데로 물들었지만, 결국 ‘뇌물 스캔들’이라는 폭풍을 맞으며 예상치 못한 전개를 맞았다.

 

이번 회차는 IMF 시절 한국 중소기업의 치열한 생존기를 그려온 ‘태풍상사’의 본질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 에피소드였다. 강태풍은 “먼저 IMF를 겪은 태국이야말로 다시 일어설 나라”라며 헬멧 수출이라는 새로운 시장 개척에 도전한다. 모두가 무모하다고 여겼던 결정을 밀어붙인 그는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찾는 ‘상사맨’의 정신을 보여준다.

 

 

하지만 출국 전부터 균열은 시작됐다. 고마진은 오미선에게 “여자가 외국 나가서 영업 대표라고 고개 들고 다니면 회사가 어떻게 보겠냐”고 말하며 노골적인 성차별을 드러낸다. 이에 오미선은 “평가는 고객이, 증명은 숫자가 할 겁니다. 저는 여자, 남자가 아니라 진짜 상사맨이고 싶습니다”라고 단호하게 받아친다. 이 장면은 시대적 배경 속 여성의 현실과 도전 의식을 상징적으로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태국 출장길에서 세 사람의 관계는 미묘하게 얽히기 시작한다. 강태풍은 출장을 두려워하는 오미선을 향해 “오 주임이 상사맨인데 뭐가 걱정이냐”며 다정한 격려를 건넨다. 여권 사진을 찍으며 머리카락을 정리해주던 그의 따뜻한 손길에 오미선의 표정엔 잠시 흔들림이 스친다. 직장 상사와 후배 사이, 냉철한 업무 관계 속에서 피어오르는 서툰 감정선이 시청자들의 심장을 간질였다.

 

태국 도착 후에도 오미선을 향한 차별은 계속된다. 고마진은 회식 자리마다 “미스 오”라 부르며 깎아내리고, 강태풍이 그녀의 편을 들자 “그러니까 발전이 없는 것”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낸다. 그럼에도 오미선은 굴하지 않는다. “저는 숫자로 증명하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은 채, 차가운 시선 속에서도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킨다.

 

 

하지만 그녀의 노력은 또 다른 장벽과 마주한다. 클럽 미팅 자리에서 오미선은 “내가 왜 여기 있나 싶다. 하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며 울분을 터뜨린다. 그 옆에서 강태풍은 자신 또한 실패를 두려워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다 알고 있으니까 너무 애쓰지 말아요”라고 위로를 건넨다. 그리고 오직 그녀를 위해 무대 위에서 세레나데를 부른다. 태국의 밤공기 속에서 울려 퍼진 그의 목소리는 두 사람의 관계가 감정의 전환점을 예고했다.

 

그러나 낭만은 오래가지 못했다. 태풍상사의 첫 해외 프로젝트는 ‘뇌물 사건’이라는 돌발 위기에 휩싸였다. 현지 세관원을 상대로 고마진이 현금을 담배곽에 넣어 건넨 사실이 발각된 것. 오미선은 이를 제지하며 사진으로 증거를 남겼지만, 결국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한밤중 경찰이 들이닥치며 세 사람 모두 현지 경찰서로 연행된다.

 

 

극 말미 유치장으로 끌려가는 세 사람의 절망적인 표정이 클로즈업되며, ‘태풍상사’의 다음 회에 대한 궁금증이 최고조에 달했다. 로맨스와 비즈니스의 경계에서 줄타기를 하던 강태풍과 오미선은 순식간에 공범으로 몰린 상황. ‘달콤함’에서 ‘비극’으로 전환되는 리듬의 속도감은 드라마의 긴장도를 한층 높였다.

 

제작진은 이번 8회를 통해 ‘태풍상사’가 1990년대 경제 위기 속 한국인의 근성과 사회적 불평등을 동시에 조명하는 작품임을 다시금 각인시켰다. 특히 오미선 캐릭터는 IMF 시대 여성 직장인의 현실적인 고충을 투영하면서도, 시대를 앞서간 진취적인 인물로 호평받고 있다. 김민하는 감정의 억눌림과 폭발을 섬세하게 오가며 현실적인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이준호 또한 특유의 따뜻한 카리스마로 극의 중심을 잡았다. 위기 속에서도 팀원을 감싸는 리더십, 그리고 한 사람을 향한 솔직한 감정 표현이 ‘강태풍’이라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이창훈은 고마진 역을 통해 권위와 비합리의 상징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9회 예고편에서는 세 사람이 태국 유치장에 갇힌 채 서로를 향한 진심을 확인하는 장면이 암시됐다. “함께하고 싶으니까”라는 강태풍의 대사는 오미선을 향한 그의 감정이 확고한 의지임을 시사한다. 위기의 한가운데에서 ‘상사맨’으로서의 자존심과 인간적인 관계가 어떻게 교차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태풍상사’는 태국 현지 로케이션을 통해 1990년대 동남아 수출 시장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재현했다. 복고적 색감과 세밀한 세트 디자인은 현실감을 더했고, 태국 배우들과의 협업으로 글로벌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또한 ‘태풍상사’는 위기 속에서 피어나는 사람들의 관계와 성장, 그리고 시대의 온도를 함께 담아내고 있다. 태국이라는 낯선 땅에서 부딪힌 첫 실패가 강태풍과 오미선을 어디로 데려갈지 그리고 그들의 로맨스가 폭풍을 뚫고 진짜 상사맨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태풍상사’는 오는 8일(토) 밤 9시 10분 tvN에서 방송된다.

 

 

사진 : tvN 태풍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