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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24 (수)

타이밍은 왜 늘 한발 늦을까… ‘백번의 추억’, 청춘의 엇갈린 사랑이 남긴 잔상

김다미·신예은·허남준, 사랑과 우정 사이… 어긋난 순간들이 만든 청춘의 서사

 

JTBC 토일드라마 ‘백번의 추억’이 청춘의 가장 아릿한 순간을 포착해 시청자들의 감성을 정조준하고 있다. 김다미, 신예은, 허남준이 만들어가는 ‘엇갈림의 미학’은 청춘이 겪는 선택과 포기의 감정선까지 짚어내며 깊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

 

지난 21일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백번의 추억’(극본 양희승·김보람, 연출 김상호, 제작 SLL)에서 고영례(김다미)는 세 번의 우연한 만남 끝에 한재필(허남준)을 ‘운명’이라 믿었다. 골목에서의 위기, 극장에서의 재회, 그리고 음악다방 미팅까지, 그녀에게 재필은 고단한 삶 속 한 줄기 희망 같았다. 특히 폭우 속 쓰러진 엄마를 병원으로 데려다준 재필의 모습은, 영례의 마음을 단단히 붙들었다.

 

그러나 사랑은 타이밍이었다. 막 고백을 결심한 순간, 재필의 마음은 서종희(신예은)에게 가 있었고, 영례는 자신의 감정을 뒤로한 채 한 발 물러섰다. 종희는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도 늘 영례 곁을 지켰던 친구. 그에게 짐을 지우고 싶지 않았던 영례는 자신의 행복마저 양보하는 선택을 했다. “나 다음으로 행복해졌으면 하고 바라는 사람이 바로 너니까”, 이 말은 우정 이상의 헌신이었다.

 

 

하지만 종희 역시 복잡했다. 영례를 위해 쪽지를 외면했지만, 재필과의 대화 속에서 느낀 공감은 그녀의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외로움과 상처를 숨긴 재필, 그리고 비슷한 아픔을 안고 살아온 자신, 종희는 자신이 안내양이라는 정체를 고백하려 마음을 먹는다. “센 척 말고, 아프면 아프다고 해라”는 말은, 그녀 스스로에게도 던진 말이었다.

 

재필 역시 종희에게 점점 끌린다. 비발디 음악다방에서의 거짓 생일, 경양식집에서의 어설픈 식사, 백화점 데이트까지, 그는 처음으로 웃음을 되찾는다. 하지만 그 또한 비밀을 품고 있다. 백화점 사장 아들이라는 정체를 숨긴 채 종희에게 다가가는 그의 모습은, 진심과 진실 사이의 갈등을 보여준다.

 

이 모든 감정선의 끝에는 ‘타이밍의 잔혹함’이 자리한다. 고백을 결심한 종희는 하루 전, 안내양 유니폼을 입고 버스에서 내리는 장면을 재필에게 들켜버린다. 그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한 두 사람. 그리고 그 장면을 목격한 이는 다름 아닌 영례였다. 셋 사이의 감정이 충돌하는 이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숨 막히는 긴장감을 선사했다.

 

여기에 종희를 쫓는 의문의 남성, 즉 그녀의 오빠라는 인물이 등장하며 극의 서늘한 긴장감을 더했다. 안내양 복장을 통해 종희를 확인한 그는 과거 폭력의 그림자를 드러냈고, 종희의 앞날에 불길한 기류를 예고했다.

 

‘백번의 추억’은 캐릭터들의 선택과 망설임, 물러섬과 돌진, 그리고 서로를 위한 포기가 촘촘하게 얽혀들며 인물 각각의 서사를 깊게 만들고 있다. 각자의 상처와 소망이 교차하는 이 드라마는 결국, ‘사랑이란 타이밍이 전부일 수 있다’는 냉혹한 진실을 말하고 있다.

 

제작진은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는 사랑뿐 아니라 우정, 희생, 정체의 고백 등 다양한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방영 전부터 화제가 된 ‘사라진 사람’의 정체가 조만간 밝혀질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JTBC ‘백번의 추억’은 매주 토요일 밤 10시 40분, 일요일 밤 10시 30분 방송되며, 매회 깊어진 감정과 묵직한 서사로 시청자들의 몰입을 이끌고 있다.

 


사진 : JTBC, S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