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두천 -8.6℃흐림
  • 강릉 -3.0℃맑음
  • 서울 -7.7℃구름조금
  • 대전 -5.9℃
  • 대구 -4.6℃맑음
  • 울산 -3.2℃맑음
  • 광주 -3.5℃흐림
  • 부산 -1.9℃맑음
  • 고창 -2.7℃흐림
  • 제주 4.2℃구름많음
  • 강화 -6.7℃맑음
  • 보은 -9.8℃맑음
  • 금산 -8.1℃흐림
  • 강진군 -3.2℃흐림
  • 경주시 -7.0℃맑음
  • 거제 -1.5℃맑음
기상청 제공

2026.01.12 (월)

[팬터뷰] 배우 임채영, 정형화된 이미지를 넘어 한계 없는 ‘무한 스펙트럼’을 증명하다!

단아함 속에 품은 뜨거운 열정, 대본 위 낙서가 캐릭터로 피어날 때까지!

 

영화와 무대에서의 강렬한 존재감, 그리고 인터뷰에서 느껴지는 차분하고 따뜻한 온도로 마음을 사로잡는 배우 임채영을 만났다. 단아한 외모 뒤에 뜨거운 열정과 단단한 소신을 품은 그녀는 학창 시절의 우연한 실패를 ‘연기’라는 운명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제 현장의 설렘을 넘어 인물의 삶을 깊이 있게 껴안을 줄 아는 성숙함으로 피어난 배우 임채영. 연기에 대한 진솔한 고백이 담긴 뮤즈온에어 '팬터뷰’를 통해 더 높은 비상을 꿈꾸는 그녀의 아름다운 여정을 시작한다.

 

 

임채영이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의외로 담백하다. 영화와 책을 사랑하던 평범한 학생이었던 그녀는 대학 입시 실패라는 좌절 앞에서 도리어 자신의 진심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평소 좋아하던 분야에 용기 있게 도전해보자는 마음으로 방송연예과에 진학했고, 이후 우연히 서게 된 광고 촬영 현장에서 느낀 형언할 수 없는 설렘은 그녀를 본격적인 배우의 길로 이끌었다.

 

그녀는 배우라는 직업이 가진 가장 큰 매력으로 '삶의 확장'을 꼽는다. 다양한 형태의 삶을 지닌 인물을 연기하며 그들의 생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표현하는 과정은 배우 임채영 자신을 성장시킴과 동시에 인간으로서의 마음의 품을 넓혀주는 소중한 경험이 되고 있다.

 

 

새로운 역할을 마주할 때 임채영이 가장 먼저 살피는 것은 작품의 전체적인 그림과 대사다. 캐릭터가 극 안에서 왜 존재하는지, 어떤 그림으로 보여야 하는지 치열하게 고민한 끝에 닿는 지점은 결국 인물의 입을 통해 전해지는 말이다.

 

누군가와 진심으로 공감하고 소통하기 위해서는 말의 온도와 텍스트, 단어의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그렇기에 대사 속에 담긴 인물 특유의 온도를 포착하는 데 가장 큰 공을 들인다. 이러한 고민은 그녀의 대본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는데, "왜 이 말을 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던지며 대본의 여백을 메모와 낙서로 가득 채우는 과정은 임채영만의 밀도 높은 준비 방식이기도 하다.

 

 

긴 시간 묵묵히 걸어온 그녀에게도 잊지 못할 찰나의 순간이 있다. 지난여름, 그간의 발자취를 담은 단편 영화들을 모아 상영했던 개인전 <임채영 배우전>의 관객과의 대화(GV) 현장이다. 당시 한 관객은 그녀에게 현재 배우로서 느끼는 피로도는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질문했고, 예상치 못한 질문을 마주한 순간 임채영은 가슴 한구석이 묵직해지는 먹먹함을 경험했다. 배우라는 길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즐기며 걸어왔다고 자부했기에, 스스로조차 단 한 번도 자신의 피로도를 깊이 들여다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음에도 그 이면에 존재할 삶의 무게를 섬세하게 헤아려 준 질문이었다. 누군가에게 온전히 이해받고 있다는 따뜻한 위로를 경험한 그날의 기억은, 그녀가 배우로서 다시금 나아갈 호흡의 힘을 얻는 소중한 이정표가 되었다.

 

그녀는 수많은 필모그래피 중 가장 가슴 깊이 남아있는 캐릭터로 영화 <아메리카 타운>의 ‘영림’을 꼽았다. 특히 갇힌 곳에서 "내보내 줘!"라고 울부짖던 장면은 처연한 시대를 온몸으로 짊어졌던 여성을 표현한 상징적인 순간으로 여전히 그녀의 마음 한구석에 남아있다.

 

 

대중에게는 주로 참하고 순수한 이미지로 알려져 있지만, 일상 속 임채영은 활동적인 에너지가 가득한 배우다. 스케줄이 없는 날이면 홀로 등산을 즐기거나 검도, 복싱, 당구 등 몸으로 익히는 활동에 몰입하며 시간을 보낸다. 피아노 연주까지 섭렵하며 몸과 마음의 감각을 깨우는 데 집중하는 그녀의 시간은 고스란히 새로운 캐릭터를 위한 자양분이 된다. 이러한 에너지는 자연스레 연기에 대한 갈증으로 이어진다.

 

임채영은 톰보이 같은 중성적인 캐릭터나 자신만의 확고한 소신을 가지고 나아가는 강인한 '배드애스(Badass)' 캐릭터, 그리고 내면에 수많은 감정의 층이 쌓인 레이어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을 숨기지 않는다. 기존의 정형화된 이미지에 안주하기보다 더 넓고 깊은 인물의 스펙트럼을 증명해 내고 싶은 것이 배우 임채영의 당당한 포부다.

 

 

현재 연극 <로맨틱 코미디>를 통해 무대 위에서 관객과 호흡하고 있는 임채영은, 올해 영화 <포르테>의 개봉을 앞두며 스크린에서의 활약 또한 예고하고 있다. 늘 따뜻한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봐 주는 이들 덕분에 멈추지 않고 걸어갈 수 있는 동력을 얻는다는 그녀의 고백에서 배우라는 길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만이 지닐 수 있는 단단한 진정성이 묻어났다.

 

인터뷰가 이어지는 내내 임채영이 가장 많이 꺼내놓은 단어는 다름 아닌 '사랑'과 '감사'였다. 캐릭터를 치열하게 고민하며 대본의 여백을 빼곡히 채워 넣었던 그녀의 수많은 낙서들은 조만간 우리 곁에 또 다른 아름다운 인물이 되어 찾아올 것이다. 타인의 삶을 빌려 자신의 품을 넓혀가는 배우 임채영이 보여줄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영상 : 배우 임채영 인터뷰 [뮤즈온에어] 

사진 : 배우 임채영 인터뷰 [뮤즈온에어], '임채영 배우전'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