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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05 (월)

임재범, 40년 노래의 여정에 스스로 쉼표…“가장 좋은 때 내려온다”

40주년 투어로 은퇴 선언한 한국 록·발라드의 상징, 마지막까지 무대에 모든 걸 건다

 

가수 임재범이 데뷔 40주년을 맞아 가요계 은퇴를 공식화했다. 수많은 명곡과 독보적인 가창력으로 한국 대중음악사의 한 축을 이뤄온 그는, 현재 진행 중인 전국투어를 끝으로 무대에서 내려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화려한 작별 대신 조용한 결단을 택한 선택에는 오랜 성찰과 책임감이 묻어 있다.

 

임재범은 지난 4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편지 형식의 영상을 공개하며 은퇴 소식을 직접 전했다. 그는 “이 글을 띄우기까지 오랫동안 망설였다”며 “말로 꺼내려 하면 목이 메어 차마 여러분을 바라보며 전할 용기가 나지 않아 이렇게 글로 먼저 인사를 드리게 됐다”고 밝혔다. 팬들과 마주한 자리에서 쉽게 꺼낼 수 없었던 고백이었기에, 그 진심은 더욱 묵직하게 다가왔다.

 

 

무대를 향한 애정은 여전하지만 현실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태도도 분명했다. 그는 “무대에 서면 여전히 심장은 뜨겁지만, 그 뜨거움만으로 다 감당하기엔 제가 가진 것들이 하나둘 제 손을 떠나고 있음을 인정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번 40주년 투어를 끝으로 무대에서 물러나려 한다”며 “저에게도 여러분에게도 쉽지 않은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팬들을 향한 미안함과 고마움이 동시에 담긴 대목이다.

 

은퇴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분은 제 노래의 시작이었고, 제가 버틸 수 있었던 이유였다”며 “가장 좋은 때에 가장 아름다운 날들 속에서 스스로 걸어 나오는 것이 제게 남은 마지막 자존심이자 감사의 방식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전성기의 기억을 훼손하지 않기 위한 선택이자 노래로 보답해온 팬들에 대한 예의라는 판단이었다.

 

 

또한 임재범은 이날 JTBC ‘뉴스룸’ 초대석에 출연해 40년 음악 인생을 되짚었다. 그는 음악을 “숙명”에 비유하며 “어떻게 벗어나려고 해도 벗어날 수 없었던 시간”이라고 말했다. 은퇴에 대해서도 “오래전부터 고민해왔다”며 “마지막으로 저의 모든 것을 불사르고 무대에서 노래할 수 있을 때 내려오는 것이 팬분들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무대를 떠난 이후에도 “세상 속에서 여러분과 함께 숨 쉬고 있을 것”이라는 말로 완전한 단절은 아님을 시사했다.

 

 

1986년 록밴드 시나위로 데뷔한 임재범은 허스키하면서도 폭발적인 보컬로 강렬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솔로 전향 이후에도 ‘이 밤이 지나면’, ‘고해’, ‘너를 위해’, ‘비상’, ‘사랑보다 깊은 상처’ 등 수많은 히트곡을 통해 록과 발라드의 경계를 허물며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했다. 과도한 미디어 노출 없이도 노래 하나로 평가받아온 행보는 그를 더욱 상징적인 아티스트로 만들었다.

 

한편, 현재 진행 중인 40주년 콘서트 ‘나는 임재범이다’는 그의 음악 인생을 집대성한 무대다. 지난해 대구와 인천을 시작으로 전국 주요 도시를 순회 중이며 서울 공연과 앙코르 무대까지 예정돼 있다. 임재범은 “남아 있는 마지막 무대들에서 제가 가진 모든 것, 남아 있는 힘과 마음을 다해 여러분께 드릴 것”이라며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40년을 관통한 한 보컬리스트의 퇴장은 조용하지만 깊다. 임재범의 노래가 그랬듯 그의 마지막 선택 역시 긴 여운을 남기며 한국 가요사의 한 페이지로 기록될 전망이다.

 

 

사진 : 임재범 [블루씨드 엔터테인먼트 제공, JTBC '뉴스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