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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10 (수)

“버추얼을 찢고 나왔다”… ‘케데헌’ 주역 헌트릭스, 美 MTV VMA 레드카펫 장악한 3인방

‘케이팝 데몬 헌터스’ 3인방, 빌보드 정상을 넘어 세계 무대에 선 이유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 속 가상 걸그룹 헌트릭스(HUNTR/X)가 현실을 뚫고 세계 음악 시상식의 한복판에 섰다. 목소리 연기를 맡은 이재, 오드리 누나, 레이 아미가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25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VMA)'에 시상자로 참석하며, K-콘텐츠의 경계를 다시 한번 넓혔다.

 

이들은 실제 가창자로서 헌트릭스의 음악 세계를 구현해낸 주역들이다. 세 사람은 각자의 개성과 세계관이 반영된 강렬한 팝 고스(Pop Goth) 스타일로 레드카펫에 등장해 현지 언론과 패션매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특히 오드리 누나는 미라 캐릭터를 연상케 하는 독특한 스타일링으로 엘르(ELLE) 선정 ‘베스트 드레서 TOP10’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날 이들은 시상식 무대에 올라 ‘베스트 앨범’ 부문 트로피를 직접 전달하는 등, 버추얼 캐릭터와 현실 아티스트의 경계를 허무는 이례적인 순간을 연출했다. 이는 애니메이션 OST 성우진이 글로벌 음악 시상식에서 공식 시상자로 나선 첫 사례 중 하나다.

 

 

특히 이들이 참여한 헌트릭스의 대표곡 ‘골든(Golden)’은 현재 미국 빌보드 핫100 차트에서 3주 연속 1위를 기록하며 K-팝 역사에 유례없는 기록을 남기고 있다. 버추얼 그룹이 부른 곡이 실시간 글로벌 차트를 점령하는 현상은, 가상 아이돌을 둘러싼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지각 변동을 실감케 한다. 더욱이 헌트릭스의 수록곡 대부분이 ‘핫100’에 동시에 진입하며, 일회성 인기를 넘어선 영향력을 입증했다.

 

주목할 점은 이들의 배경이다. 루미 역의 이재는 SM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출신이자, 원로 배우 신영균의 외손녀로도 알려져 있으며, 현재는 작곡가이자 보컬 아티스트로 활약 중이다. 조이 역의 레이 아미와 미라 역의 오드리 누나는 각각 힙합과 얼터너티브 팝 기반의 음악성을 가진 실력파 뮤지션들로, 세 사람 모두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점도 글로벌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편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2025년 6월 넷플릭스에 공개된 이후 단 3개월 만에 전 세계 누적 시청 수 2억 6600만을 돌파, 역대 넷플릭스 작품 중 최다 시청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 작품은 K-팝 아이돌과 퇴마 판타지를 결합한 이색적인 세계관으로 호평을 받으며, 미국을 포함한 다수 국가에서 OTT 콘텐츠 1위에 올랐다. 지난달에는 북미 극장에서 특별 싱어롱 이벤트가 진행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기염도 토했다.

 

MTV VMA 레드카펫에 선 이재는 인터뷰를 통해 “가상의 인물이 현실 음악 차트와 시상식 무대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이 경험이 아직은 낯설지만,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걸 느끼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드리 누나는 “이건 애니메이션이나 OST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가 되어가고 있다”며 작품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가상과 현실의 벽이 무너지며 K-팝과 애니메이션, 글로벌 팝문화가 교차하는 지금, 헌트릭스는 하나의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사진 : MTV 공식 인스타그램, MTV 엑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