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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31 (토)

JTBC ‘천국보다 아름다운’ 종영… 환생 너머 감동의 재회, 삶과 인연에 남긴 깊은 여운

당신이라서 참 좋았어” — 김혜자·손석구, 천국보다 아름다웠던 마지막 인연

 

JTBC 토일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연출 김석윤, 극본 이남규·김수진)이 지난 25일 12회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배우 김혜자와 손석구가 만들어낸 ‘현생 초월’ 부부 서사는 죽음, 인연, 그리고 삶의 의미를 성찰하게 만들며 시청자들의 가슴 깊이 잔잔한 파장을 남겼다.

 

최종회 시청률은 전국 8.3%, 수도권 8.9%(닐슨코리아 기준)로 자체 최고치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남긴 것은 숫자보다 더 진한 울림이었다. ‘천국보다 아름다운’의 마지막 회는 주인공 이해숙(김혜자)과 고낙준(손석구)의 환생을 앞둔 이야기로 채워졌다. 생의 끝에서 마주한 천국, 그곳에서 다시 만난 부부는 동반 환생을 선택하며 또 한 번의 삶을 함께 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부부는 같은 사슬에 묶인 죄수”라는 센터장(천호진)의 말처럼, 고낙준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무거운 갈등이 있었다. 그는 이해숙과 수없이 많은 생을 부부로 살아왔고, 이번이 무려 스물세 번째 인연이었다. 그 반복이 과연 사랑이었는지, 아니면 집착이었는지를 되묻게 된다.

 

결국 고낙준은 환생 직전 문 앞에서 뜻밖의 결정을 내린다. “이번에는 당신에게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해주고 싶어, 나 없이.” 인연의 굴레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사랑이었다. 이해숙은 처음엔 놀라지만, 낙준의 진심을 알고 조용히 작별을 받아들인다. “당신이라서 참 좋았어.” 그 말로 마지막 인사를 건네며 홀로 환생의 문을 통과한다. 이승에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한 이해숙은 다시 태어난 인생을 충실히 살아간다. 그 과정은 시청자들에게 ‘사랑 없이도 삶은 계속되지만, 사랑이 있던 시간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드라마 말미에서 이해숙이 환생 후 생을 마무리짓는 순간. 그녀 앞에 저승사자가 된 고낙준이 나타난다. “기대 이상이었다. 이번 생도 수고 많았다. 당신.” 천국보다 아름다웠던 삶, 그 끝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의 재회는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엔딩을 만들어냈다.

 

 

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단순한 로맨스 판타지를 넘어, 삶과 죽음, 그리고 인연의 깊이를 조명한 작품이였다. 드라마는 천국과 지옥을 환상적이면서도 유쾌하게 그려내면서도, 시청자들에게 현실적인 질문을 던졌다. “우리가 지금 맺고 있는 인연들은 어디서부터 이어진 것일까?”

 

전생의 업보를 현재 삶과 연결시키는 설정은 흥미로우면서도 논란을 낳기도 했다. 특히 아동학대나 가정 내 폭력을 ‘전생의 인연’으로 환원시키는 해석에는 일부 시청자들이 불편함을 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말하고자 했던 핵심은 명확했다. 지금 이 순간, 내 곁에 있는 사람과의 삶이야말로 ‘천국보다 아름답다’는 것.

 

무엇보다 이번 작품은 김혜자라는 배우의 연기 인생에 있어 의미 있는 이정표였다. “사람들이 기억할 때 ‘정이 많은 배우였다’고 남으면 좋겠다”고 말했던 그녀는, 80세 이해숙부터 어린 시절의 기억까지 인물의 모든 시간을 품은 연기를 펼치며 다시금 ‘국민배우’라는 수식어의 깊이를 더했다.

 

또한 손석구는 그런 김혜자 곁에서 다정하지만 복잡한 감정을 안고 고뇌하는 남편 고낙준 역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명품 연기의 시너지를 완성했다. 천호진, 이정은, 한지민, 류덕환 등 탄탄한 조연진 역시 제 몫을 해내며 작품의 서사를 빈틈없이 채웠다.

 

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시작부터 끝까지 질문을 던졌다. 죽음 이후의 세계는 존재할까? 그리고 그곳에서도 사랑은 계속될까? 이 드라마는 그 해답을 주진 않았지만, 하나의 확신을 남겼다. “지금 이 순간이 천국보다 아름답다.” 그리고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죽음을 통해 되돌아보는 삶, 그 안에서 맺고 풀어야 할 인연의 의미 등, 많은 여운을 가슴에 남기며 조용히 그러나 깊은 여운을 남기고 퇴장했다.

 

다음 주에는 박보검 주연의 ‘굿보이’가 그 자리를 이어받는다. 새로운 이야기의 문이 열릴 시간이지만, 김혜자와 손석구가 전해준 인연의 온기는 한동안 시청자들 마음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한편, 박보검 주연의 ‘굿보이’는 오는 31일 오후 10시 30분에 첫 방송된다.

 

 

사진 : JTBC 토일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JTBC]

뮤즈온에어 채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