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가족을 등졌던 영화감독 구스타브가 배우로 활동 중인 딸 노라에게 자신의 신작 주연 자리를 제안하며 돌아온다. “오직 너를 위해 쓴 각본”이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과거의 상처가 깊은 노라는 이를 거절한다. 결국 그 역할은 할리우드 스타 레이첼 캠프에게 돌아가고, 영화 제작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두 자매와 아버지는 결코 끊어낼 수 없는 관계의 굴레와 서로의 내면에 침잠해 있던 이해 불가능한 정서들을 마주한다. 지난 15일,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열린 씨네토크는 요아킴 트리에 감독의 신작 ‘센티멘탈 밸류’가 다루는 이 밀도 높은 가족의 역학을 비평적으로 해체하는 자리였다. 게스트로 참석한 박참새 시인은 노라와 구스타프라는 인물이 보여주는 ‘회피’의 방식에 주목했다. 구스타프가 허풍과 거짓말, 과시적인 사회성으로 곤란한 상황을 모면하려 한다면, 노라는 타인을 밀어내고 날 선 태도를 유지하며 자신을 보호한다. 박 시인은 두 사람이 낯선 상황을 굴곡시키는 방식이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는 점을 짚어내며, 이것이 피를 통해 전승된 정서적 유전의 결과임을 강조했다. 영화 속 핵심 대사인 “기도는 신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절망을 인정하는 것”에 대한 분석도 깊이 있게
아시아 최대 규모의 영화 축제 부산국제영화제가 국제영화제작자연맹(FIAPF)의 새로운 인증 체계에서 최고 등급인 ‘A-리스트’에 공식 선정되었다. 이번 결과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칸, 베를린, 베니스 등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영화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전 세계 17개 영화제에만 허용된 최상위 그룹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이는 한국 영화계의 성과를 확인하는 지표인 동시에 부산이 명실상부한 세계 영화 산업의 전략적 요충지로 공인받았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깊다. 1933년 설립된 FIAPF는 전 세계 국제영화제의 신뢰성과 운영 역량을 공인하는 권위 있는 단체다. 기존의 인증 체계가 경쟁, 비경쟁, 장르 특화 등 형식적인 분류에 집중했다면, 이번에 전격 도입된 ‘A-리스트’는 영화제의 실질적인 영향력과 종합적인 인프라를 평가하는 미래 지향적 기준을 채택했다. FIAPF는 지난 2년간 작품 선정의 질적 수준, 산업 연계 활동의 활발함, 언론 홍보의 파급력, 그리고 관객 동원력 및 상영 환경이라는 4가지 핵심 항목에 대해 엄격한 정량적·정성적 데이터를 수집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이 모든 기준을 충족하며 ‘A-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것은 영화제의 외형적 성장을 바탕
오컬트 스릴러 영화 ‘삼악도’가 동남아시아 시장을 기점으로 글로벌 배급망 확장에 본격적인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형 오컬트 장르가 지닌 미학적 특징과 치밀한 미스터리 구조를 전면에 내세워 해외 관객층과의 접점을 광범위하게 확보하겠다는 포석이다. 13일, 제작사 영화사 주단에 따르면 ‘삼악도’는 최근 동남아시아 주요 거점 국가들과의 판권 계약을 연이어 성사시키며 해외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현재 베트남을 포함해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총 6개국에서 판매가 완료되었으며, 각 국가별 개봉을 위한 제반 준비에 착수한 상태다. 특히 베트남 시장에서는 현지 관객과 만나기 위한 최종 공정이 진행 중이다. 제작사 측은 현지 배급사와의 상영 일정 조율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하며, 조만간 베트남 전역에서 개봉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 ‘삼악도’는 일제강점기 이후 은폐된 사이비 종교의 예언과 봉인된 마을에서 발생하는 기묘한 사건을 축으로 전개된다. 역사적 상흔과 종교적 미스터리를 결합해 구축한 독자적인 세계관은 한국 공포 영화 특유의 압도적인 공간감과 긴장감 넘치는 연출을 통해 시각화되었다. 최근 동남아시아 권역에서 한국형
영화 ‘왕과 사는 남자’로 천만 관객 신화를 쓴 장항준 감독이 주요 뉴스 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하며 흥행 소감과 제작 비하인드를 직접 전한다. 작품의 장기 흥행이 이어지는 가운데 감독이 방송을 통해 관객에게 감사의 뜻을 밝힐 예정이어서 관심이 모인다. 배급사 쇼박스에 따르면 장항준 감독은 11일 오후 방송되는 '뉴스프라임(연합뉴스TV)', '뉴스헌터스(SBS)', '뉴스데스크(MBC)' 등에 차례로 출연한다. 이 자리에서 그는 영화가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기록한 성과에 대한 소회와 함께 작품을 준비하며 겪은 다양한 제작 과정의 이야기를 전할 계획이다. 또한 오는 13일 밤 방송되는 '뉴스라인 W(KBS1)'에는 배우 유지태가 함께 출연해 보다 깊이 있는 대담을 이어간다. 극 중 한명회 역을 맡아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준 유지태는 촬영 현장의 분위기와 캐릭터 해석 과정 등을 전하며 작품에 대한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할 예정이다. ‘왕과 사는 남자’는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팩션 사극으로, 1457년 청령포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마을의 미래를 위해 스스로 유배를 선택한 촌장 엄흥도와 왕위에서 쫓겨난 어린 선왕 단종의 관계를 중심으로 인간적인 연
지난 7일,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진행된 영화 '매드 댄스 오피스' GV는 작품의 주제 의식과 제작 비하인드를 심도 있게 다루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의 진행으로 조현진 감독과 배우 염혜란, 최성은, 아린이 참석한 이 자리는 영화적 성취를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동시에 관객들과 실질적인 소통을 이룬 장이었다. 조현진 감독은 시나리오 집필 단계에서 공무원 조직이라는 경직된 시스템과 플라멩코가 지닌 예술적 자유로움의 충돌에 집중했음을 밝혔다. 규격화된 일과를 수행하던 인물이 사무실이라는 공적 공간을 점유하고 플라멩코의 엇박자를 밟는 시각적 대비는 시스템의 억압을 극복하려는 연출적 의도를 명확히 드러냈다. 주인공 국희를 연기한 염혜란은 강력한 리더십 이면에 은닉된 고독과 감정적 억압을 정교하게 묘사했다. 특히 그는 삶의 무게를 홀로 감내해온 국희의 태도가 배우 본인의 실제 감정과 교차하며 캐릭터의 밀도를 높였음을 설명했다. 집시 선생님과의 대화 장면에서 감정의 과잉을 경계하며 담담한 톤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던 과정은 국희라는 인물이 지닌 단단한 방어기제와 그 내면에 존재하는 취약성을 동시에 증명하는 대목이었다. 최성은이 연기한 연경은 완벽
한류 열풍의 출발점으로 불렸던 드라마 ‘겨울연가’가 극장용 영화로 새롭게 탄생하며 일본 관객들과 다시 만난다. 2002년 방영 이후 일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한국 드라마의 위상을 끌어올린 이 작품이 4K 고화질 리마스터링과 재편집 과정을 거쳐 스크린으로 돌아온다. 제작사 팬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영화 ‘겨울연가’는 오는 3월 6일 일본에서 정식 개봉한다. 드라마 방영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일본 내에서 높은 인지도를 유지하고 있는 작품인 만큼, 영화화 소식이 전해지자 현지 방송과 신문 등 주요 매체들이 잇따라 관련 소식을 보도하며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겨울연가’는 한일 문화 교류의 상징적인 콘텐츠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일본에서 한국 드라마 열풍을 촉발시킨 대표작으로 꼽히며, 지금까지도 한국 드라마 선호도 조사에서 상위권을 유지할 정도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40~50대 일본 시청자들에게는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상징적인 작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극장판 제작은 2023년 일본 방영 20주년을 계기로 추진됐다. 오랜 시간 일본 팬들 사이에서 극장판 제작을 바라는 목소리가 이어졌고, 이에 제작사 팬엔터테인먼트가 직접
연상호 감독의 신작 영화 ‘군체’가 2026년 5월 개봉을 확정하며 상반기 극장가 최대 기대작으로 부상했다. 특히 배우 전지현의 11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라는 상징성이 더해지며 제작 단계부터 국내외 영화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배급사 쇼박스는 지난 5일, ‘군체’의 개봉 소식과 함께 작품의 독창적인 미장센을 엿볼 수 있는 콘셉트 타이포를 공개했다. 공개된 이미지 속 하얀 점액질에 뒤엉킨 감염자들의 형상은 기존 좀비물의 전형성을 탈피한 새로운 생물학적 공포를 시각화했다. 이는 영화 제목이 암시하듯 개별 단위가 아닌 집단 유기체로서의 ‘군체’가 지닌 기괴함과 위압감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작품의 세계관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영화 ‘군체’는 정체불명의 감염 사태로 봉쇄된 건물 내부라는 폐쇄적 공간을 무대로 전개된다.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고립 상태에서 생존자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칙적으로 진화하는 감염체들과 대치하며 극한의 사투를 벌이게 된다. 특히 한 방향으로 격렬하게 움직이며 집단적 지성을 발휘하는 듯한 감염자들의 묘사는 심리적 압박감과 서스펜스를 극대화하는 핵심 장치로 작용할 전망이다. 출연진의 면면 또한 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신뢰를 더한다. 전지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천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며 2026년 극장가를 상징하는 흥행작으로 우뚝 선 가운데, 연출을 맡은 장항준 감독이 관객들을 직접 만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개봉 전 내걸었던 파격적인 천만 공약으로 큰 화제를 모았던 장 감독은 해당 공약을 현실적인 방식으로 수정하고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커피차 이벤트를 마련했다. 5일, 배급사 쇼박스에 따르면 ‘왕과 사는 남자’ 흥행 감사 커피차 이벤트는 오는 12일 오후 12시 서울 중구 서울신문사 광장에서 열린다. 이 자리에는 장항준 감독이 직접 참석해 관객들에게 시원한 음료를 나누며 진심 어린 감사 인사를 건넬 예정이다. 특히 장 감독 특유의 유쾌한 입담을 바탕으로 관객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시간도 계획되어 있어 관객들과 가까이서 호흡하는 특별한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청령포를 배경으로 마을의 미래를 위해 스스로 유배지를 선택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의 이야기를 그린 사극이다. 조선 6대 왕 단종의 숨겨진 서사를 중심으로 역사적 비극을 인간적인 시선으로 재해석하며 폭넓은 공감을 얻고 있다. 극 중 촌장 엄흥도 역은 배우 유해진이 맡
지난 4일,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남과 여(Un homme et une femme)' 시네마톡 현장은 클래식 거장의 미장센과 현대 리얼리티 예능의 솔직함이 교차하는 기묘하고도 매혹적인 자리였다. 이번 행사에는 인기 리얼 연애 프로그램 ‘환승연애4’의 주역 김우진과 최윤녕이 참석해 1966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에 빛나는 이 고전적 걸작을 2026년의 시각으로 재해석하며 사랑과 관계에 대한 심도 깊은 담론을 펼쳤다. 사회자인 조성규 감독은 “이 영화는 정확히 61년 전 작품이지만, 지금 봐도 놀라울 만큼 세련된 미학과 음악을 품고 있다”며 운을 뗐다. 특히 작년 60주년을 맞아 전 세계적으로 진행된 리마스터링 버전의 가치를 언급하며, 빠른 템포의 콘텐츠에 익숙한 지금의 젊은 세대가 이 느리고 섬세한 프랑스 멜로를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이번 대담의 핵심임을 시사했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김우진은 평소 멜로보다는 스릴러 같은 긴박한 장르를 선호한다고 고백하면서도 '남과 여'가 가진 독특한 힘을 언급했다. 그는 “처음에는 아날로그적인 방식이 낯설어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영화가 끝난 뒤에도 장면 장면을 복기하게 만드는 묘한 여운이 있었다”고 소회를
아시아 영화계의 권위 있는 시상식인 제19회 아시아필름어워즈(Asian Film Awards, 이하 AFA)가 마스터클래스에 이어 ‘아시아 시네라마’와 ‘인 컨버세이션’의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공개하며 영화 축제의 본격적인 서막을 알렸다. 오는 3월 14일부터 22일까지 개최되는 이번 행사는 아시아 영화인들의 연대와 창의적 교류를 목표로 다채로운 세션을 선보인다. 올해 ‘아시아 시네라마(Asian Cinerama)’는 ‘우리, 영화 속에서(Us, in Cinema)’라는 대주제 아래 기획되었다. 아시아 7개 지역에서 엄선된 11편의 작품이 상영될 예정이며, 특히 한국 영화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라희찬 감독의 <보스>, 김태용 감독의 <넘버원>, 그리고 황동혁 감독의 <남한산성>이 공식 선정되어 관객과 만난다. <보스>의 주연 배우 정경호와 조우진을 비롯해 황동혁, 김태용 감독이 직접 ‘관객과의 대화(GV)’에 참석해 작품의 연출 의도와 제작 비화를 공유하며 아시아 팬들과 깊이 있게 소통할 계획이다. 실무적인 관점에서 영화 예술을 분석하는 ‘인 컨버세이션(In Conversation)’ 세션은 연기, 연출, 편집 등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