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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12 (목)

15년 서사 집약한 에이핑크, 장충 물들인 ‘더 오리진’

전석 매진 속 눈물과 떼창…“우리의 영원, 판다와 함께”

 

그룹 에이핑크가 데뷔 15주년을 맞아 또 하나의 시간을 쌓았다. 긴 호흡으로 이어온 팀의 역사, 그리고 팬들과의 약속이 무대 위에서 촘촘히 펼쳐졌다. 에이핑크(박초롱, 윤보미, 정은지, 김남주, 오하영)는 지난 21~22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2026 단독 콘서트 ‘The Origin : APINK(더 오리진 : 에이핑크)’를 개최하고 양일간 1만여 관객과 만났다. 2024년 12월 ‘PINK CHRISTMAS’ 이후 약 1년 2개월 만의 단독 공연이자, 완전체로 선보이는 15주년 기념 무대다. 티켓은 일찌감치 전 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여전한 티켓 파워를 입증했다.

 

공연은 2011년 데뷔 초를 소환하는 구성으로 시작됐다. 데뷔 티저를 재현한 VCR 이후 ‘몰라요’, ‘BUBIBU’, ‘My My’가 연달아 울려 퍼지자 객석은 순식간에 2010년대로 되돌아갔다. 팬덤 ‘판다’의 떼창은 인이어를 뚫고 멤버들에게 닿았다. 윤보미는 “인이어를 뚫고 응원법이 들어온다”고 놀라워했고, 정은지는 “장충 뚜껑을 열어보자”고 외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어 ‘NoNoNo’, ‘FIVE’, ‘%%(응응)’, ‘1도 없어’, ‘덤더럼(Dumhdurum)’, ‘LUV’, ‘Mr. Chu’, ‘HUSH’, ‘Remember’, ‘내가 설렐 수 있게’ 등 히트곡 퍼레이드가 쉼 없이 이어졌다. 15년의 음악사가 한 편의 연대기처럼 펼쳐졌고, 관객은 각자의 청춘과 맞물린 장면을 노래로 되새겼다.

 

최근 2년 9개월 만에 발매한 완전체 앨범 ‘RE : LOVE’ 수록곡 무대도 공개됐다. 타이틀곡 ‘Love Me More’를 비롯해 ‘Fizzy Soda’, ‘Sunshine’, ‘손을 잡아줘’ 등은 지금의 에이핑크를 증명하는 현재진행형 서사였다. 박초롱은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서로 아이디어를 많이 나눴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멤버들이 누구 하나 빠짐없이 최선을 다해줘 고마웠다”고 팀워크를 강조했다.

 

 

공연 중간 VCR에서는 영화 패러디와 ‘에이핑크가 보이그룹이었다면?’이라는 콘셉트 콩트가 이어져 웃음을 안겼다. 이후 멤버들은 보이그룹 스타일로 변신해 동방신기의 ‘주문(Mirotic)’을 커버, 색다른 매력으로 환호를 이끌어냈다. 15년간 ‘청순 아이콘’으로 불려온 팀이 스스로의 이미지를 유연하게 확장하는 순간이었다.

 

 

마지막 소감에서는 멤버들의 진심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윤보미는 “15년 동안 꾸준히 활동할 수 있게 해준 판다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더 오래 가자”고 말했고, 오하영은 “에이핑크가 계속 앨범을 내고 공연을 할 수 있을지 묻는 분들도 있지만, 그런 의심조차 들지 않게 하고 싶었다”고 단단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남주는 끝내 눈물을 보였다. “뼈를 갈고 이를 갈아 준비한 15주년 콘서트였다. 누군가가 에이핑크의 손을 놓아도 우리는 놓지 않겠다. 영원은 없다 해도 에이핑크의 영원을 믿어달라”는 고백은 객석을 숙연하게 했다. 정은지는 “이 순간은 많은 기적이 모여 만들어진다. 여러분 덕분에 좋은 사람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팬들에게 배운 감정을 이야기했다. 15년이라는 시간은 아이돌 시장에서 결코 짧지 않다. 세대 교체가 빠르게 이뤄지는 K팝 신에서, 에이핑크는 ‘롱런’이라는 단어를 실체로 증명해왔다. 변하지 않는 팀명 아래, 변화하는 음악과 성장한 감정을 쌓아온 결과다.

 

서울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에이핑크는 3월 7일 타이베이를 시작으로 마카오, 싱가포르, 가오슝 등에서 아시아 투어를 이어간다. ‘The Origin’이라는 제목처럼, 이번 공연은 시작을 되돌아보는 동시에 또 다른 출발점이 됐다. 

 


사진 : 위드어스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