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주말드라마 ‘화려한 날들’이 20%대 시청률을 돌파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5일 방송된 최종회는 전국 가구 기준 20.5%를 기록했다. 종전 자체 최고치를 넘어선 수치로, 지난해 여름 첫 방송 이후 꾸준히 쌓아온 서사가 시청률로 응답받은 결과다.
드라마 ‘화려한 날들’은 세대 공감 가족 멜로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다. 은퇴 이후에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부모 세대와 현실의 벽 앞에서 미래를 유예당한 자녀 세대의 간극을 정면으로 다뤘다. 결혼, 독립, 부양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일상의 언어로 풀어내며 주말극 특유의 공감대를 확장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지막 회는 작품의 정서를 집약한 결말로 깊은 여운을 남겼다. 심장병으로 삶의 끝에 서 있던 이지혁(정일우)은 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진 아버지 이상철(천호진)의 심장을 이식받아 새로운 삶을 얻게 된다. 생명을 건네고 떠나는 아버지와 그 생명으로 다시 살아가는 아들의 대비는 가족 서사의 정점을 찍는 장치였다. 과잉된 설명 없이 선택의 순간을 담담하게 따라간 연출은 오히려 감정의 밀도를 높였다.
시간이 흐른 뒤 그려진 지혁의 삶은 비극에 머물지 않았다. 그는 지은오(정인선)와 가정을 이루고 아이의 아버지가 됐으며 자신의 일과 일상으로 돌아왔다. 삶은 여전히 완벽하지 않지만, 그 불완전함 속에서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 조용히 그려졌다. 바닷가에서 아버지를 떠올리며 던지는 독백은 이 드라마가 말하고자 한 ‘사는 것의 감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배우들의 연기는 결말의 설득력을 뒷받침했다. 정일우는 냉소적이던 인물이 책임과 사랑을 배워가는 과정을 절제된 감정으로 표현했고, 천호진은 묵직한 존재감으로 부성의 무게를 남겼다. 정인선 역시 지은오의 단단한 온기를 통해 극의 균형을 잡았다. 조연 배우들까지 각자의 서사를 놓치지 않으며 주말극다운 촘촘함을 완성했다.
시청률 흐름 역시 의미심장하다. 첫 회 두 자릿수에 근접한 수치로 출발한 뒤 중반을 지나며 안정적인 상승세를 탔고, 최종회에서 20%의 벽을 넘었다. 자극적인 설정보다 현실에 발붙인 이야기가 여전히 주말 안방극장에서 유효하다는 점을 입증한 셈이다.
무엇보다 ‘화려한 날들’은 화려한 사건보다 평범한 하루의 가치에 주목하며 끝까지 톤을 유지했다. 세대 간 갈등을 봉합하는 방식 역시 극적인 해답이 아닌 이해와 시간에 맡겼다. 그래서 이 드라마의 마지막은 해피엔딩이면서도 지나치게 달콤하지 않다. 각자의 자리에서 삶을 이어가는 인물들처럼, 시청자에게도 긴 여운을 남기며 조용히 퇴장했다.
한편 ‘화려한 날들’의 바통은 새 주말드라마 ‘사랑을 처방해 드립니다’가 이어받는다. 새로운 이야기로 안방극장을 찾을 KBS 주말극이 다시 한 번 공감의 서사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사진 : KBS 2TV 주말드라마 ‘화려한 날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