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영화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국민배우’로 존경받아온 고(故) 안성기의 공로를 기리며 대중문화예술 분야 최고 영예인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이는 평생을 한국영화와 함께 호흡하며 국민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한 고인에 대한 국가 차원의 공식적인 예우와 경의의 표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5일 별세한 안성기에게 정부를 대표해 금관문화훈장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고인은 생전 수여받은 보관·은관문화훈장에 이어 문화예술인으로서 오를 수 있는 최고 등급인 금관문화훈장까지 한국영화사에서 보기 드문 세 차례의 수훈 기록을 남기게 됐다.
고 안성기는 1957년 영화 ‘황혼열차’로 데뷔한 이래 60여 년 동안 130편이 넘는 작품을 통해 한국영화의 성장을 이끌었다. 청년의 순수함부터 시대의 고뇌를 품은 중년의 모습까지 그는 언제나 시대의 거울이자 얼굴로 자리했다. 특히 영화 ‘실미도’를 통해 한국영화 최초의 ‘천만 관객 시대’를 연 주역으로서, 한국 영화 산업의 전환점을 마련한 상징적인 인물이었다.
그의 위상은 시대를 초월한 신뢰로 증명된다. 대종상, 청룡영화상, 백상예술대상 등 국내 주요 시상식을 석권함은 물론 198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전 시대를 아우르며 주연상을 거머쥔 유일한 배우라는 기록은 그의 꾸준한 열정과 독보적인 존재감을 방증한다.
고인은 스크린 밖에서도 영화인의 권익과 산업 발전을 위해 헌신했다. 스크린쿼터 사수 운동의 최전선에 섰으며 부산국제영화제와 한국영화배우협회 활동 등을 통해 한국영화의 제도적 기반을 공고히 다졌다. 늘 온화한 품성과 겸손한 태도를 잃지 않았던 그의 삶은 동료와 후배들에게 단순한 연기자를 넘어 삶의 이정표가 되는 ‘큰 어른’으로 추앙받았다.
영화계 안팎에서는 “연기를 넘어 삶 자체로 존경받은 큰 별이 졌다”며 깊은 애도를 표하고 있다. 비록 은막 뒤로 긴 여정을 마무리했지만, 그가 남긴 수많은 장면과 고결한 정신은 한국영화의 역사 속에 영원히 살아 숨 쉴 것이다. 이번 금관문화훈장 추서는 한 시대를 지켜낸 거장에게 바치는 국가의 마지막 헌사이자, 그가 걸어온 고귀한 길에 보내는 뜨거운 박수다.
사진 : 고(故) 안성기 배우의 빈소 [사진공동취재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