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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09 (화)

박서준·원지안, ‘경도를 기다리며’ 첫 회부터 아릿한 서사 폭발… 2%대 출발에도 화제성 견인

지독했던 첫사랑의 귀환… JTBC 새 토일드라마, 불안한 균열 속 로맨스의 서막

 

JTBC 새 토일드라마 ‘경도를 기다리며’가 지난 6일 베일을 벗으며 2%대 시청률로 조용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하지만 첫 회가 끝나자마자 시청자들은 이미 이 작품의 정조(情調)에 깊이 잠겨들었다. 첫사랑의 흔적이 남긴 생채기와 어긋난 인연의 회귀를 담아내며 묵직한 감정선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첫 방송에서는 기자 이경도(박서준)가 올린 한 건의 스캔들이 모든 사건의 발화점이 됐다. 대상은 하필이면 첫사랑 서지우(원지안)의 남편이다. 상상조차 못한 인연의 재등장이 경도에게 불편한 기억을 되살리며 감정의 파문을 일으켰다. 자신이 던진 특종이 초래한 후폭풍 속에서, 지우마저 그의 앞에 나타나 ‘이혼의 계기’를 고맙다 말하며 단독 제보를 건네는 장면은 두 사람의 왜곡된 재회 분위기를 극대화했다.

 

 

경도는 차갑게 등을 돌리며 “장례식 때나 보자”는 거친 말로 감정을 끊어내지만, 그 안에는 지우를 향한 오래된 서운함과 미해결된 감정이 겹겹이 쌓여 있었다. 반면 지우 역시 감정의 결을 드러내지 않은 채 차분히 상황을 설명하지만, 순간적으로 굳어지는 표정은 과거 관계가 남긴 깊은 균열을 암시했다.

 

 

이어 플래시백으로 전개된 두 사람의 청춘 시절은 현재와 극명하게 대비됐다. 동아리 축제에서 처음 눈을 맞추고, 서툴지만 진심 어린 방식으로 서로의 세계에 스며들던 순간들은 드라마의 감정선을 촘촘히 쌓아 올렸다. 특히 정서적 돌봄에 굶주려 있던 지우에게 경도는 말 그대로 ‘따뜻한 곳’이었다. 전화 한 통에 달려와 품을 내어주던 경도의 다정함은, 현재의 차가운 대립과 충격적일 만큼 다른 결을 이루며 서사의 긴장감을 높였다.

 

이번 1회는 한 사람의 인생을 뒤흔드는 감정의 ‘경도’를 어떻게 찾아가는지에 대한 성숙한 접근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인물들이 감정을 전달하는 방식 또한 과장 없이 건조하고 담담해 오히려 그 말 없는 여운이 더 큰 울림을 남겼다. 박서준과 원지안의 케미스트리는 첫 회만으로도 이미 설득력을 확보했고, 두 배우가 주고받는 미묘한 호흡은 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건드렸다.

 

한편, 특유의 담백한 대사를 써내려가는 유영아 작가와 계절의 공기를 담아내는 임현욱 감독의 영상미 조합은 작품 전체의 감성을 한층 끌어올렸다. 특히 음악이 장면의 감정을 밀도 있게 끌어올리며 극의 몰입감을 더해, 웰메이드 로맨스의 조건을 충족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시청률은 2%대로 시작했지만 감정의 결이 깊고 여운이 긴 드라마 특유의 힘이 시청층을 점차 끌어모을 가능성이 높다. 첫사랑의 기억과 재회, 애증과 복잡한 인간관계가 얽힌 서사가 어디로 향할지 두 사람의 감정이 정착할 ‘경도’는 과연 어디일지 기대가 모인다. 한편, JTBC ‘경도를 기다리며’는 매주 토·일요일 밤 10시 30분 방송된다.

 

 

사진 : JTBC ‘경도를 기다리며’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