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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16 (목)

박찬욱의 ‘어쩔수가없다’, 유머와 절망 사이를 걷는 인간의 초상… 이병헌·손예진의 열연에 해외도 뜨겁다

유연석·김해숙 특별 출연으로 완성도 높여… 뉴욕·베니스서 기립 박수, 글로벌 흥행 순항 중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제작 모호필름·CJ ENM 스튜디오스, 배급 CJ ENM)가 긴장과 유머, 현실적 공감을 절묘하게 오가며 관객과 평단을 모두 사로잡고 있다. 개봉 4주차에 접어든 현재, 누적 관객 수 263만 명(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을 돌파하며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영화는 ‘박찬욱표 블랙코미디 드라마’의 정수를 보여주며, 한국은 물론 해외 영화제에서도 뜨거운 찬사를 받고 있다.

 

영화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뤘다”고 믿었던 중년 가장 만수(이병헌) 의 인생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덜컥 해고 통보를 받고, 가족과 집을 지키기 위해 절박한 ‘재취업 전쟁’을 시작한 한 남자의 분투를 유머러스하면서도 냉정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박찬욱 감독 특유의 정교한 연출과 풍자적 시선이 일상적인 현실에 녹아들며, 관객들로 하여금 ‘웃픈’ 공감대를 형성한다.

 

 

 

영화 '어쩔수가없다'는 배우 이병헌, 손예진, 이성민, 염혜란 등 ‘믿고 보는’ 라인업으로 완성됐다. 이병헌은 실직이라는 절망 앞에서 무너지는 한 남자의 심리를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절제된 감정 연기로 깊은 여운을 남겼고, 손예진은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현실적인 아내 ‘미리’ 역을 맡아 이전보다 강인하면서도 섬세한 연기 변신을 선보였다. 특히 두 배우의 ‘현실 부부 케미’는 관객들 사이에서 “박찬욱 감독 영화 중 가장 인간적인 부부극”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이성민은 만수의 직장 선배이자 불안한 동료인 ‘범모’ 역으로 등장해, 냉소적인 유머와 현실적 조언을 오가는 입체적 캐릭터를 완성했으며, 염혜란은 만수의 누이이자 가족의 버팀목 ‘아라’ 역을 맡아 특유의 인간미와 현실적인 연기로 극의 정서를 더했다.

 

관객들 사이에서 특히 화제를 모은 건 유연석과 김해숙의 특별출연이다. 박찬욱 감독의 대표작 ‘올드보이’ 에서 유지태의 10대 시절을 연기했던 유연석은 22년 만에 감독과 재회했다. 그는 손예진이 연기한 ‘미리’의 직장 동료이자 치과의사 ‘오진호’ 역으로 등장, 주인공의 질투심을 자극하며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짧은 분량이지만 유연석 특유의 절제된 표현력으로 캐릭터의 미묘한 감정을 완벽히 담아냈다는 평가다.

 

 

김해숙은 옥상에서 고추 화분을 들고 망설이는 만수에게 말을 거는 ‘옥탑방 아주머니’로 깜짝 등장한다. ‘박쥐’(2009)의 ‘라 여사’, ‘아가씨’(2016)의 ‘사사키 부인’에 이어 세 번째로 박찬욱 감독과 손잡은 김해숙은 단 몇 분의 등장만으로도 깊은 인상을 남기며 “진짜 영화의 공기감을 바꾼 배우”라는 호평을 얻고 있다.

 

국내에서의 흥행에 이어 해외 반응은 더욱 뜨겁다. ‘어쩔수가없다’는 지난 8월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첫선을 보인 뒤, 제63회 뉴욕영화제에서도 공식 초청 상영을 마쳤다. 현지 관객들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자 약 5분간 기립 박수를 보냈으며, 주요 외신들은 일제히 찬사를 보냈다.

 

 

미국 할리우드 리포터(Hollywood Reporter)는 “박찬욱 특유의 냉철한 미장센 안에 시대적 불안을 예리하게 녹여냈다”고 평했으며, 더 데일리 비스트(The Daily Beast)는 “거장의 필모그래피에 또 하나의 금자탑이 세워졌다”고 극찬했다. 또 스크린랜트(ScreenRant)는 “가슴 저릿할 만큼 지금 이 시대의 현실과 맞닿아 있다”며 사회적 메시지를 높이 평가했다. 영화 평점 사이트 로튼 토마토(Rotten Tomatoes) 에서는 신선도 100%를 유지하며 ‘올해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CJ ENM은 영화의 인기와 더불어 공개한 스페셜 포스터를 통해 다시금 화제를 모았다. 포스터는 주인공 만수의 실루엣 위에 수많은 문장을 빼곡히 새겨 넣어 인간 내면의 불안과 절망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며, 붉게 번지는 색감과 함께 새겨진 문구 “그러니까 어쩔 수가 없다”는 제목처럼 체념과 결의를 동시에 담아내며 작품의 정서를 압축한다. 박찬욱 감독은 “이 문장은 우리 모두의 일상에서 느끼는 한계의 선언일지도 모른다”고 전해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한편, ‘어쩔수가없다’ 팀은 관객들의 뜨거운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오는 10월 18일 서울 주요 극장 무대인사를 확정했다. 손예진, 이성민, 염혜란이 롯데시네마 합정, CGV 홍대, 메가박스 홍대, CGV 영등포 등에서 팬들과 직접 만날 예정이다. 극 중 인물들처럼 현실의 고단함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배우들은 팬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 영화의 메시지를 나눈다는 계획이다.

 

현재 거장의 날카로운 시선과 배우들의 뜨거운 연기가 어우러져 현실과 유머, 절망과 희망 사이의 미묘한 균형을 잡은 영화 ‘어쩔수가없다’는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사진 : 스페셜 포스터, 영화 '어쩔수가없다'에 특별출연한 김해숙과 유연석 사진, 4주차 무대인사 일정, 스틸컷, 제 63회 뉴욕영화제에 참석한 배우 이병헌과 박찬욱 감독 [CJ ENM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