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조우진이 17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오랜 무명 시절과 그를 지탱한 꿈, 그리고 가족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털어놨다. 1999년 연극 데뷔 후, 1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빛을 보지 못한 채 아르바이트와 생계를 위해 고군분투한 그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이제는 '내부자들', '국가부도의 날', '수리남' 등 다양한 작품에서 탁월한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차세대 연기파 배우로 자리 잡은 조우진. 그가 오늘날까지 걸어온 길과, 아직도 그리움을 간직한 가족에 대한 사랑을 진지하게 나누었다.
조우진은 스무 살에 무작정 상경했지만, 현실적인 문제들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월세 밀림과 경제적 어려움은 그에게 힘든 시간들을 안겨주었다. "무대에 서기보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시간이 더 길었다"고 회상한 조우진은, 당시를 떠올리며 "경제적으로 조금씩 축적이 되면 다시 무대에 서서 연기했지만, 그때의 생활은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군 복무 대신 방위산업체 알루미늄 공장에서 학비를 벌며 생계를 꾸려나갔고, 그곳에서 겪은 어려움을 "성장통"이라 표현했다.

조우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때 한 분의 조언 덕분에 생각을 전환할 수 있었다"고 밝힌 그는 "나는 다양한 캐릭터를 맡을 수 있는 직업을 꿈꾸는 사람이다. 이 과정도 나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마음과 에너지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런 긍정적인 마인드 덕분에 그는 결국 꿈을 이루는 길로 나아갈 수 있었다.
조우진은 연기에 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누구보다도 발로 뛰었다. 그는 직접 제작사와 광고 에이전시를 찾아다니며 프로필을 돌리며, 자신을 알리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조우진은 "맥주 광고처럼 셔츠를 뒤로 넘기며 사진을 찍어, 음료수에 붙여서 돌렸다"고 회상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 그의 얼굴을 본 제작사에서 "한 번 보자"고 연락이 왔고, 그때부터 그의 연기 인생이 전환점을 맞았다.

하지만 그가 겪은 고난은 끝이 없었다. "수천 번의 시도 끝에 겨우 한 번 연락이 올까 말까 했다"는 조우진은 수많은 실패 속에서 자신을 의심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다시 일어나 오디션에 도전하며 끝내 '내부자들'에서 주목받을 기회를 얻게 되었다.

15년의 무명 시절을 지나, 영화 '내부자들'로 조우진은 드디어 큰 변화를 맞았다. 그는 "그때는 내가 연기를 잘하는지 아닌지도 몰랐다"며 "어떤 영화인지도 모르고 오디션을 봤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오디션에서 그의 연기는 감독과 조감독의 눈에 띄었고, 결국 '조상무' 역할을 맡게 되었다. 이후 이 작품을 계기로 그는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2019년에는 '국가부도의 날'로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그의 연기 경력이 확고하게 자리잡았다.

조우진은 현재 3년 차 기러기 아빠로서 가족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집에 가면 아무도 없다. 딸을 너무 보고 싶다"고 고백하며,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아 함께 있는 시간에는 최대한 달라붙어서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태어나서 가장 잘한 일이 딸을 낳은 것"이라고 말하며, 딸과의 관계에서 최고의 친구가 되고 싶다는 꿈을 전했다.
그러나 조우진의 9살 딸은 아빠의 직업을 아직 알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TV에 나오는 아빠를 자랑하고 싶을 나이지만, 아직 자아 형성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아빠의 직업을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다"며 "TV에 나오는 아빠를 자랑하고 싶을 텐데 더 조심스러운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조우진은 "하원할 때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얼굴을 가리고 다닌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의 딸이 아빠의 직업을 이해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는 그의 모습에서, 가족에 대한 깊은 사랑과 배려가 엿보였다.

조우진은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에서 강렬한 연기를 펼친 뒤, 제59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 부문 남자 조연상을 수상했다. 그는 "연기에 대한 욕심이 여전히 많다"고 밝히며,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에서 변화를 보여줄 것임을 예고했다. 또한, 그는 "사람들이 나를 기억해주고, 그 덕분에 가족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앞으로 10월 개봉되는 코믹 액션 영화 '보스'에 출연하는 조우진의 이야기는 그저 하나의 연예계 성공담이 아니다. 그의 16년 무명 시절과 그를 지탱한 노력, 그리고 가족에 대한 진지한 사랑은 많은 이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어려운 시간을 겪으며 성장한 조우진의 삶은, 꿈을 이루기 위한 끊임없는 열정과 사랑으로 가득 차 있다. 그의 앞으로의 행보에도 많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사진 :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캡처
뮤즈온에어 채유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