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구(88)가 64년의 연기 인생 동안 겪은 고비와 그 안에서 펼쳐진 진정성 넘치는 이야기를 공개했다. 최근 배우 조달환의 유튜브 채널 ‘조달환 JOLIFE’에 게재된 영상에는 지난 24년 12월 25일 촬영된 조달환과 신구의 대화 내용이 담겨있었다. 신구는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공연 중 겪은 심부전증 투병과 아내상 등을 공개하며, 이를 통해 자신이 배우로서 지켜온 철학을 드러냈다.

영상에서 신구는 23년 심부전증 진단을 받고 인공 심장박동기를 달았다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그는 무대에 서기 위한 준비를 멈추지 않았고, 당시 병원 측이 공연을 만류했지만 관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의사의 권고를 무시하고 공연을 강행했다. “배우가 약속을 어기면 그 파급은 말로 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절대로 약속을 저버릴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전하며, 그가 보여준 끊임없는 열정과 책임감을 강조했다.

또한 신구는 최근 아내가 세상을 떠난 것과 어머니가 투병 중이셨음에도 불구하고 공연을 멈추지 않았던 경험을 회상하며 이야기했다. 대구 공연 중 아내가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다는 소식을 접했지만, 그는 무대에 서야 한다는 사명감에 공연을 끝마친 바 있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광주에서 공연을 했고, 이번에는 아내를 떠나보내고 음성에서 공연을 했다. 나는 이렇게 살도록 점지된 것 같다”며, 가족을 잃은 슬픔 속에서도 일말의 책임감을 느끼며 공연을 이어갔다고 회상했다.

그는 배우로서의 64년을 돌아보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대본을 외우고 열심히 연기하는 것뿐”이라며, 그동안 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아왔음을 고백했다. 또한 “이 세상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 사람들 덕분에 살아왔고 감사하게 살았다”고 전하며 자신의 배우 인생이 사람들과의 소중한 인연임을 강조했다.

또한 영상에서 신구는 건강이 호전된 현재의 상태를 밝히며 "앞으로 꾸준히 운동을 하면 나아지겠다는 생각은 든다"고 말했다. 이어 “연극이 내 인생의 일부였다. 관객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었다”며 배우로서의 강한 책임감을 드러냈다. 한편, 신구는 1936년생으로 1959년 첫 데뷔 후 오늘까지 한국 연극 및 영화계에서 큰 사랑을 받아온 국민 배우로, 현재까지도 활발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 : 유튜브 채널 '조달환 JO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