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영화 '얼굴' 메인 포스터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http://www.museonair.co.kr/data/photos/20250833/art_17552413183724_548465.jpg?iqs=0.8641699640553001)
올가을, 한 여인의 ‘지워진 얼굴’이 극장가를 뒤흔들 준비를 마쳤다. 연상호 감독의 신작 ‘얼굴’이 오는 9월 11일 개봉을 확정 짓고, 14일 메인 포스터와 예고편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행보에 돌입했다. 제작비 2억 원의 저예산 독립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공식 초청되며 국내외 영화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영화 ‘얼굴’은 시각장애를 가진 전각 장인 임영규(권해효/젊은시절 임영규역 박정민)와, 그의 아들 임동환(박정민)이 40년 전 실종된 아내이자 어머니 정영희의 백골 시신을 마주하며 벌어지는 미스터리를 담는다. 누구도 본 적 없는 정영희의 ‘얼굴’을 둘러싸고, 과거와 현재, 진실과 거짓이 교차하며 이야기가 전개되며 존재와 기억의 본질을 묻는 철학적 서사를 품었다.
연출을 맡은 연상호 감독은 “가족 안에서 지워진 얼굴, 그리고 진실이 숨겨지는 과정을 그리고 싶었다”며 작품의 방향성을 설명한 바 있다.
![사진 : 영화 '얼굴' 박정민 스틸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http://www.museonair.co.kr/data/photos/20250833/art_17552413189164_56fb31.jpg?iqs=0.8689448953856732)
이번 작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박정민의 연기 변신이다. 그는 젊은 시절의 임영규와, 현재의 아들 임동환 역을 동시에 맡아 세대를 가로지르는 1인 2역에 도전한다. 같은 인물이자 부자(父子)의 관계로서 두 시대의 감정을 오가는 연기는 관객에게 섬세한 감정선을 안긴다.
![ 사진 : 영화 '얼굴' 메인 예고편 스틸[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http://www.museonair.co.kr/data/photos/20250833/art_17552413178497_424b73.jpg?iqs=0.9876795988208008)
한편, 현재의 임영규는 베테랑 배우 권해효가 맡아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인다. 두 배우는 동일 인물의 과거와 현재를 각기 다른 밀도로 구현해 내며, 인물의 내면을 입체적으로 완성한다. 또한 영화는 1970년대 청계천 의류공장을 중심으로 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긴장감을 유지한다. 어머니의 장례식장에서, 사진 한 장 없이 놓인 빈 영정과 외가 친척들의 수상한 발언은 아들 임동환을 과거의 진실로 이끈다. 이 과정을 기록하는 다큐멘터리 PD 김수진(한지현)의 존재 역시 영화의 또 다른 시선을 담당한다. 여기에 정영희가 일하던 의류공장 사장 백주상으로 분한 임성재는 무게감 있는 조연으로 극의 중심을 지탱한다.
공개된 영화의 메인 포스터는 인물의 실루엣을 마치 도장을 파듯 도려낸 형상으로 표현하며 시선을 끈다. ‘얼굴’이라는 타이틀과 맞물려, 세상에서 지워진 존재의 흔적을 시각적으로 극대화했다.
특히 “진실이 민낯을 드러냈다”는 문구는, 이 작품이 진범을 찾는 미스터리 그 이상임을 예고한다. 정영희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은 총 다섯 번의 인터뷰를 통해 조금씩 드러나며, 관객에게 ‘무엇이 얼굴이고 무엇이 진실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한편, 영화 ‘얼굴’은 연상호 감독이 2018년 발표한 동명 그래픽노블을 실사화한 작품이다. ‘부산행’, ‘지옥’, ‘돼지의 왕’ 등을 통해 상업성과 작가성을 오가던 연 감독은 이번에는 저예산 독립영화의 문법으로 미스터리를 풀어낸다.
촬영은 단 3주, 제작진도 20명 내외에 불과했지만, 예고편을 통해 공개된 결과물은 결코 작지 않다. 한 누리꾼은 “예고편 4초 만에 몰입했다. 2억으로 만든 영화라고 믿기지 않는다”고 평했을 정도.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연출과 강렬한 대사, 그리고 박정민의 몰입도 높은 연기가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연상호 감독과 배우 박정민의 깊은 융합으로 빚어진 ‘얼굴’은, 독립이라는 틀 안에서 장르적 깊이와 철학적 질문을 동시에 던지는 작품이다. 가족이라는 가장 가까운 관계 안에서도 우리가 얼마나 많은 진실을 마주하지 못하고 살아가는지에 대해 묻는다. 진실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마주할 용기에서 비롯된다는 메시지는 지금의 한국 사회에도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이처럼 1인 2역의 파격, 40년 전 진실을 끄집어내는 구조, 그리고 독립영화가 품을 수 있는 세계관 확장의 가능성을 가진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얼굴’은 오는 9월 11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하며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의 월드 프리미어를 시작으로 국내외 관객과의 첫 만남을 앞두고 있다.
사진 : 영화 '얼굴' 메인 포스터 및 메인 예고편 스틸, 박정민 스틸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뮤즈온에어 채유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