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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26 (목)

8부작으로 펼쳐지는 심리적 압박의 정수, 넷플릭스 '기리고' 속 죽음의 타이머와 사투

앱 하나로 시작된 저주, 고등학생들의 생존 사투 그린 4월 기대작

 

글로벌 OTT 플랫폼 넷플릭스가 한국형 영 어덜트(YA) 호러라는 새로운 장르적 지표를 설정하며 시리즈 '기리고'를 통한 콘텐츠 실험에 나선다. 오는 4월 24일 전 세계 동시 공개를 확정한 이 작품은 청춘 서사의 역동성과 공포 장르의 긴장감을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기존의 학원 공포물과는 궤를 달리하는 지향점을 보여준다.

 

넷플릭스가 26일 공개한 티저 포스터와 예고편은 소원을 매개로 한 애플리케이션 '기리고'를 중심으로 욕망의 대가로 죽음을 마주하게 된 고등학생들이 저주를 잠재우기 위해 벌이는 처절한 사투를 밀도 있게 그려낸다. 이는 보편적인 학교 괴담의 틀을 빌려오면서도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과 선택, 그리고 그에 따른 실존적 책임을 정면으로 관조한다는 점에서 서사적 깊이를 더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YA 호러 장르라는 점에서 산업적인 의미가 적지 않다. 그간 스릴러, 좀비물, 범죄 수사극 등 장르물의 외연을 꾸준히 확장해온 플랫폼 전략이 이제는 10대 후반과 청년층의 감수성을 관통하는 공포 서사로 그 중심축을 이동시키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된 세대의 문화를 공포의 근원으로 설정한 점은 시청층의 몰입을 극대화하는 영리한 설정으로 풀이된다. 연출을 맡은 박윤서 감독은 앞서 디즈니+ '무빙'의 공동 연출을 통해 증명했던 감각적인 영상미와 긴밀한 서사 구성 능력을 바탕으로, 이번 작품에서 장르적 변주를 한층 심화된 형태로 구현해낼 예정이다.

 

출연진의 구성 또한 신예의 신선함과 실력파 배우들의 안정감이 조화를 이루며 극의 완성도를 뒷받침한다. 전소영, 강미나, 백선호, 현우석, 이효제 등 라이징 스타들이 극의 전면에서 에너지를 발산하고, 전소니와 노재원이 서사의 중심을 잡아주며 극적 긴장감을 조율한다. 이러한 배우들의 앙상블은 평범한 일상의 공간인 학교가 순식간에 공포의 현장으로 전이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며 시청자로 하여금 극 중 인물들이 느끼는 심리적 압박에 동화되게 만든다.

 

 

티저 포스터 속에 등장하는 깨진 스마트폰과 텅 빈 복도의 이미지는 소원과 죽음이 공존하는 기묘한 세계관을 시각적으로 압축하여 보여주며 "넌 있어? 죽도록 빌고 싶은 소원"이라는 문구는 작품이 던지는 핵심적인 질문을 관통한다.

 

예고편에서 묘사된 붉은 타이머의 압박과 돌발적인 폭력의 순간들은 이 작품이 지향하는 공포의 질감을 명확히 드러낸다. '소원을 이뤄주는 앱'이라는 익숙한 장치를 '죽음을 부르는 매개체'로 전도시킨 발상은 디지털 기기를 통한 소통과 욕망 투영에 익숙한 현대 청춘 세대의 불안을 예리하게 포착한 결과물이다.

 

8부작으로 구성된 '기리고'는 공포를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동시대적 메시지를 장르적 문법 안에 녹여내어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장르적 도전의 결과물이 전 세계 관객들의 취향과 공감대를 어느 정도 확장시킬 수 있을지 그 파급력에 대해 문화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 : 넷플릭스 시리즈 '기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