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두천 7.1℃맑음
  • 강릉 14.8℃맑음
  • 서울 10.3℃맑음
  • 대전 11.0℃맑음
  • 대구 11.3℃맑음
  • 울산 11.5℃맑음
  • 광주 13.7℃구름많음
  • 부산 14.7℃구름많음
  • 고창 9.1℃구름조금
  • 제주 16.1℃구름많음
  • 강화 6.7℃맑음
  • 보은 7.9℃맑음
  • 금산 8.9℃맑음
  • 강진군 12.1℃구름조금
  • 경주시 9.7℃구름조금
  • 거제 11.8℃구름많음
기상청 제공

2025.11.04 (화)

‘K-POP의 설계자’ 이수만, 2025 아시안 홀 오브 페임 헌액…창의력으로 세계를 잇다

문화가 경제를 이끈다 “창의력은 국경을 넘어선 언어”, 세계가 주목한 이수만의 철학

 

‘K-POP의 대부’ 이수만 프로듀서가 아시아인을 대표하는 명예의 전당인 ‘2025 아시안 홀 오브 페임(Asian Hall of Fame)’에 헌액됐다. SM엔터테인먼트 설립자이자 현재 A2O엔터테인먼트의 키 프로듀서 겸 비저너리 리더로 활동 중인 그는, 한류의 뿌리를 다진 선구자로서 다시 한 번 세계 음악계의 중심에 섰다.

 

이번 시상식은 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더 빌트모어 호텔에서 열렸다. 이수만은 이날 제자이자 동료 프로듀서인 유영진, 소녀시대 써니, 그리고 신예 걸그룹 A2O MAY와 함께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올해 헌액자 명단에는 중국 농구의 전설 야오밍, 피겨 스케이팅 챔피언 미셸 콴, 일본 밴드 엑스재팬의 요시키, H마트 창립자 권일연,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박사 등 총 12명이 이름을 올렸다.

 

‘아시안 홀 오브 페임’은 2004년 미국 시애틀의 로버트 친 재단이 설립한 비영리단체로, 각 분야에서 세계적 성취를 이룬 아시아계 인물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매년 헌액식을 진행한다. 올해는 특히 문화·산업·과학 등 전 방위에서 활약한 아시아 리더들이 선정돼 의미를 더했다.

 

시상식에서 축사를 맡은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은 “K-POP은 이제 음악을 넘어 문화이며, 열정을 공유하는 세계적 커뮤니티가 됐다”며 “그 중심에는 세대와 문화를 연결한 이수만 프로듀서의 비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한국 문화가 세계로 확산되기 훨씬 이전부터 ‘컬처 퍼스트, 이코노미 넥스트(Culture First, Economy Next)’ 철학으로 K-POP의 개념을 재정의해왔다”며 “문화의 개척자이자 비전의 프로듀서, 그리고 우리의 영원한 아이돌”이라고 찬사를 전했다.

 

 

이수만은 수상 소감에서 “창의력이 세상을 하나로 만들 수 있다고 믿는 모든 아티스트와 크리에이터를 대신해 이 상을 받는다”며 “창의력은 국경이 없으며, 음악은 마음을 움직이고 낯선 이들을 이어주는 보편적 언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아시아가 예술가의 땅일 뿐 아니라 프로듀서의 고향이 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로 세계 음악계에 새로운 영감을 남겼다.

 

현지 주요 언론도 그의 업적에 주목했다. AP통신은 “이수만은 30년 동안 한 번도 비전을 꺾지 않은 인물”이라며 그를 ‘K-POP 산업의 건축가(architect of global K-POP)’로 표현했다. LA포스트는 그가 S.E.S.의 ‘드림스 컴 트루(Dreams Come True)’를 핀란드 작곡가로부터 직접 사들인 일화와, 2009년 보아의 미국 진출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 음악을 세계화한 선구적 사례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이수만은 아티스트의 훈련부터 음악 제작, 비주얼 스토리텔링, 그리고 팬 커뮤니티 운영까지를 하나의 ‘문화기술(Culture Technology)’로 체계화해 K-POP 산업의 표준을 세웠다. 특히 MTV 시대의 영상 언어에서 영감을 받아 뮤직비디오를 ‘3분짜리 영화’로 정의하고, 세계관 중심의 스토리텔링을 도입해 EXO·aespa 등으로 이어지는 ‘서사형 아이돌’ 구조를 완성했다.

 

그는 최근에도 AI·4D 영상기술과 스토리텔링을 결합한 새로운 콘텐츠 실험을 이어가며, Z세대와 알파세대의 감성을 잇는 ‘잘파팝(Zalpha Pop)’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또한 AI를 “창작자의 경쟁자가 아닌 협력자”로 규정하며, “AI는 인간의 상상력을 증폭시키는 도구이자 문화의 다음 진화를 이끌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수만은 ‘버라이어티 500’에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5년 연속 선정됐으며, 2016년 ‘아시아 소사이어티 게임 체인저 어워즈’ 한국인 최초 수상자, 2020년 ‘빌보드 임팩트 리스트’ 등재 등 수많은 국제적 기록을 남겼다.

 

그의 철학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문화가 경제를 이끈다”는 그의 신념은 K-POP을 세계적 산업으로 성장시킨 동력이었고, 이제는 글로벌 창작 생태계의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2025 아시안 홀 오브 페임’의 헌액은 그 긴 여정의 또 다른 이정표며, 이수만의 발자취는 곧 한국 대중문화의 역사이자, 창의력이 세계를 연결하는 가장 한국적인 방식의 증명이다.

 

 

사진 : A2O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