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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20 (월)

“추리는 끝났지만 여운은 시작됐다”… ‘크라임씬 제로’, 레전드 시리즈의 귀환이 남긴 것

몰입·완성도·화제성 삼박자 갖춘 ‘크라임씬 제로’, 추리 예능의 새 기준 다시 썼다

 

넷플릭스 예능 ‘크라임씬 제로’가 10부작의 여정을 마치고, 시청자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 채 막을 내렸다. 용의자와 탐정으로 분한 플레이어들이 펼치는 롤플레잉 추리 게임이라는 장르를 기반으로, ‘크라임씬’ 시리즈는 다시 한 번 추리 예능의 본좌 자리를 확실히 굳혔다.

 

시리즈의 부활을 알린 이번 시즌은 ‘제로(Zero)’라는 이름처럼 원점 회귀와 동시에 한층 확장된 스케일을 통해 완성도 높은 리부트를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윤현준·황슬우 PD, 전효진 작가 등 오리지널 제작진의 복귀는 작품 전반에 걸친 정교한 구성과 캐릭터 서사의 디테일을 뒷받침하며 ‘믿고 보는 팀’의 저력을 입증했다. ‘크라임씬 제로’ 플레이어들은 극중 탐정이자 용의자로서 철저히 각본에 따라 움직이기보다, 자신이 창조한 인물로 완벽하게 몰입해 이야기를 이끌어갔다.

 

 

장진은 특유의 논리와 유려한 언변으로 스토리의 맥을 짚는 지휘자 역할을 해냈고, 박지윤은 흔들림 없는 눈빛과 치밀한 추리로 ‘추리퀸’의 클래스를 입증했다. ‘장딸’이라는 별명으로 시청자에게 각인된 장동민은 번뜩이는 센스와 폭발적인 애드리브로 극의 긴장감과 웃음을 동시에 책임졌으며, 김지훈은 감정선이 촘촘한 연기로 몰입감을 배가시켰다. 안유진 역시 신선한 에너지와 집요한 단서 추적을 통해 베테랑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캐릭터의 디테일은 디지털 공간에서 ‘밈’으로 살아 움직였다. ‘장편돌’, ‘박접신’, ‘김연인’, ‘안금방’ 등 각 플레이어가 창출한 캐릭터는 극을 관통하는 새로운 상징이 되었다.

 

 

‘크라임씬 제로’의 가장 큰 진화는 스토리텔링의 밀도와 규모의 확장이었다. 추리의 무대는 한강교와 폐병원 등 실재하는 공간을 모티브로 제작된 세트로 확장됐고, 사건의 중심은 막장 드라마, 재벌가, 연예계, 도그빌 마을 등 현실에서 차용한 익숙한 설정들을 가미해 더욱 친근하면서도 리얼하게 그려졌다.

 

여기에 과거 시리즈의 시그니처였던 합성사진, 독특한 이름, 황당하지만 설득력 있는 사연 등이 그대로 유지되면서도 업그레이드된 서사로 이어졌다. 시청자들은 “아는 맛인데도 새롭다”는 반응을 보이며, 매 회차에 몰입했다. 마지막 회 공개 이후 SNS에는 “이걸 끝내다니 말도 안 돼”, “내년 상반기 20회로 부탁합니다”라는 반응이 쏟아졌고, 이는 ‘크라임씬 제로’가 일종의 추리 드라마 팬덤을 형성했다는 점을 방증한다.

 

 

특히 고정 플레이어들뿐 아니라 게스트들의 활약도 눈부셨다. 등장만으로 화면을 압도한 박성웅은 섬뜩한 분위기와는 달리 촬영장에서는 따뜻한 미소로 반전 매력을 선사했고, 주현영은 막장 드라마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연기로 흥미를 더했다. 황인엽의 여유로운 표정과 몰입도 높은 연기, 하석진·전소민의 은근한 광기, 그리고 강민희의 안정적인 서포트까지 출연자 모두가 ‘게임’이 아닌 ‘작품’에 출연한 배우로 보일 만큼 높은 수준의 몰입을 보여줬다.

 

‘크라임씬 제로’의 또 다른 흥행 요인은 방송 외적으로도 이어졌다. 미공개 클립, 플레이어 라이브 토크, 제작진 코멘터리 영상 등 다양한 후속 콘텐츠가 매주 공개되며 시청자와의 소통을 강화했고, 이는 일회성 예능이 아닌 지속 가능한 IP로서의 가치를 입증했다.

 

제작진은 종영 소감으로 “모든 반응과 이야기를 감사히 살펴보았으며, 제작에 함께해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시즌 연장이나 후속 제작에 대한 공식 언급은 없었지만, 팬들은 벌써부터 “같은 멤버로 시즌4 해주세요”, “이 조합 그대로 영화화 가자”는 반응을 보이며 차기작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위에 오른 이 시리즈는 한국형 추리 예능의 저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며, 장르의 지평을 확장시켰다. ‘크라임씬 제로’는 끝났지만, 그 여운은 아직도 미제로 남아 있다. 한편, ‘크라임씬 제로’ 시즌1-10은 현재 넷플릭스에서 전편 시청 가능하다.

 

 

사진 :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