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헤비메탈의 상징, ‘어둠의 왕자’ 오지 오스본이 향년 76세로 세상을 떠났다. 22일(현지시간) 오스본의 가족은 공식 성명을 통해 "사랑하는 오지 오스본이 오늘 아침, 가족의 품에서 평온히 세상을 떠났다"며 슬픔을 전했다. 그가 사망한 원인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오스본은 2019년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후 수년간 건강 문제로 고통을 받아왔다.
오스본은 1969년 '블랙 사바스'를 결성해 헤비메탈의 기초를 닦았다. 그의 목소리와 무대 퍼포먼스는 당시 록 음악의 흐름을 완전히 바꾸었고, '블랙 사바스'의 데뷔 앨범은 헤비메탈 장르의 출발점을 알린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1970년 발표된 두 번째 앨범 'Paranoid'는 클래식 메탈 앨범으로서 자리매김하며, 'Paranoid'와 같은 곡들은 록 역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오스본의 음악 인생은 파란만장했다. 그는 마약과 음주 문제로 1979년 '블랙 사바스'에서 퇴출됐지만, 이후 솔로 아티스트로서도 큰 성공을 거두며 ‘크레이지 트레인’, ‘미스터 크로울리’ 등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기괴한 무대 행동과 파격적인 퍼포먼스로 끊임없는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1981년 공연 중 살아있는 박쥐 머리를 물어뜯는 사건은 그의 괴짜 이미지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그는 ‘오스본 가족’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에게 친근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는 그를 새로운 팬층과 연결시켰다. 그는 '블랙 사바스'의 멤버들과 재결합해 2013년 앨범 13을 발표, 전 세계 차트를 휩쓸기도 했다. 2005년과 2006년에는 '블랙 사바스'와 함께 영국 음악 명예의 전당과 미국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으며, 2024년에는 솔로 아티스트로서도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2014년에는 서울에서 내한 공연을 하기도 했다.

또한 오스본은 지난 5일, 고향 버밍엄의 빌라 파크에서 열린 ‘백 투 더 비기닝’ 공연에서 블랙 사바스의 원년 멤버들과 20년 만에 재회했다. 그가 무대에서 검은 왕좌에 앉아 노래를 부를 때, 관객들은 그의 마지막 공연을 뜨겁게 응원했다. 당시 그는 공연 전 인터뷰에서 “오늘은 공연으로서는 작별 인사”다, “이보다 더 멋지게 떠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관객들에게 마지막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이제 별이 된 오지 오스본은 전 세계 록 음악 팬들에게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 전설의 보컬리스트로서 그의 음악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사진 : 오지 오스본 SNS, AP 연합뉴스
뮤즈온에어 채유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