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월드타워 롯데시네마는 영화 ‘휴민트’가 남긴 묵직한 잔향을 공유하려는 관객들의 열기로 가득 찼다. 충무로를 대표하는 액션의 거장 류승완 감독과 배우 박정민, 박해준, 신세경, 정유진이 함께한 이번 GV현장은 작품의 깊이를 다시금 확인하는 자리였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의 진행으로 열린 이날 행사는 인간의 본질과 고독, 그리고 사랑이라는 보편적 가치가 첩보 액션이라는 장르 안에서 어떻게 발현되었는지 탐구하는 심도 있는 시간이 되었다. 류승완 감독은 영화의 출발점이 된 공간적 배경, 블라디보스토크에 대한 이야기로 문을 열었다. 감독은 “바닷물까지 얼려버리는 그 추위와 모든 것을 덮어버리는 하얀 눈이, 진실을 숨긴 채 안으로 숨어들어야만 하는 스파이들의 삶의 방식과 닮아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특히 영화 속 인물들이 입은 묵직한 코트와 무스탕은 60년대 프랑스 필름 누아르의 거장 장 피에르 멜빌의 ‘사무라이’를 향한 오마주이자, 인물들의 고립된 내면을 시각화하는 장치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에서 돋보이는 지점은 절제된 대사 사이를 채우는 배우들의 ‘뉘앙스’다. 박정민은 “내면의 감정을 끌어올리는 것만큼이나 화면 안에서 박건이라는 인물로 보이
지난 9일,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의 객석은 영화 '보이(BOY)'가 남긴 네온빛 잔상과 관객들의 열기로 가득 찼다. 이상덕 감독의 독창적인 세계관에 조병규 배우의 치열한 캐릭터 해석이 더해진 이번 GV는 작품의 본질을 깊숙이 파고드는 밀도 높은 시간이었다. 백은하 배우연구소장의 진행 아래, 영화가 표방하는 ‘네온-느와르’의 실체와 불친절한 서사 이면에 숨겨진 견고한 골조를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본격적인 대화가 펼쳐졌다. 이상덕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기존의 독립 영화적 문법에서 탈피해 장르물의 원형에 도전하고자 했다. 성장, 범죄, SF라는 이질적인 장르를 결합하는 과정에서 그가 선택한 전략은 철저한 절제였다. 불필요한 서사와 미사여구를 걷어내고 인물의 인상과 핵심적인 이미지만을 남긴, 이른바 ‘체지방 0%의 시나리오’를 구축한 것이다. 조병규 배우 역시 캐릭터를 억지로 설명하려 하기보다 의상과 소품, 공간이 뿜어내는 공기에 자신을 온전히 맡김으로써 ‘로한’이라는 인물의 실체를 완성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인물 관계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도 이어졌다. 조병규 배우는 극 중 모자장수와 교환, 그리고 로한을 한 인물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투영된 연속적인 메커니
지난 3일, 용산 CGV에서 열린 영화 '타년타일(他年他日)'의 GV현장은 과학적 가설과 인문학적 성찰이 교차하는 지적 탐구의 장이었다. 이날 행사에는 천문학자 지웅배 교수와 25년 경력의 영화 전문 방송인 김경식이 참석해 시공간의 왜곡 속에 투영된 인간의 감정과 운명적인 사랑의 본질을 정밀하게 분석했다. 영화 '타년타일'은 '우일구'의 의사 안진과 그보다 훨씬 빠른 시간을 살아가는 '장년구'의 소년 테이토의 서사를 다룬다. 지웅배 교수는 안진의 하루가 테이토에게는 1년으로 치환되는 극 중 설정에 주목해 이를 천문학적 관점에서 분석했다. 지 교수는 이러한 365배의 시간 지연(Time Dilation)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의 중력이 극단적으로 차이나야 함을 지적했다. 물리적으로 계산했을 때, 이는 태양 질량의 약 9만 배에 달하는 거대 질량 블랙홀 인근에 위치해야 가능한 수준이다. 지 교수는 "테이토가 안진과 다시 맞닿을 찰나의 순간을 위해 매일을 살아가는 모습은, 중력이 시공간을 휘게 만드는 물리적 법칙만큼이나 강력한 감정적 인력이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영화 전문가 김경식은 물리적 시간을 넘어선 '심리적 시간의 밀도'에 집중했다.
지난 달 28일,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CGV에서 열린 일본 스릴러 영화 '8번 출구'의 국내 GV 행사에서 배우 코치 야마토가 참석해 관객들과 소통하며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코치 야마토는 한국 방문에 대한 기쁨을 전하며 "한국은 가까운 이웃 나라이지만 올해 들어서야 세 번이나 오게 되었다. 여러 번 한국을 방문해 여러분을 만날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영화가 한국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에 대해 전혀 몰랐지만 '8번 출구'가 한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아 기쁘다고 덧붙였다. 이날 사회자와 관객들은 코치 야마토에게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특히, 게임 속 캐릭터를 실사 영화에서 구현하는 과정에 대한 질문이 주목을 받았다. 코치 야마토는 "게임 속 아저씨 캐릭터를 여러 번 반복해서 연기해야 했고 동일한 걸음걸이, 호흡, 시선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감독님은 아저씨가 매번 똑같이 등장해 소름 끼치는 느낌을 주길 원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코치 야마토는 연극 무대에서의 연기와 영화에서의 연기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대해 "연극 무대와 영상 연기 모두 같은 신체성을 가지고 있으며, 무대에서 갈고 닦은 신체적 특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