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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22 (화)

바둑판 위의 드라마, 영화 '승부' 4일 만에 50만 관객 동원

이병헌과 유아인의 완벽 호흡, 단순한 게임 이상의 긴장감과 감동을 선사한 영화 '승부'

 

영화 ‘승부’가 개봉 4일 만에 관객 50만 명을 돌파하며 대한민국 극장가를 강타했다. 바둑의 전설 조훈현과 그의 제자 이창호의 실화를 그린 이 작품은 단순한 스포츠 드라마의 범주를 넘어, 인간적인 갈등과 성장을 묘사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영화 ‘승부’는 조훈현(이병헌)과 이창호(유아인)의 대결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조훈현은 1980년대와 90년대 바둑계의 영웅으로, 전 세계 바둑 대회에서 일본과 중국을 상대로 큰 성과를 거두며 국민적 영웅이 되었다. 그는 뛰어난 능력을 가진 이창호를 만나 수제자로 삼고, 바둑의 기본을 가르친다. 시간이 흐르고, 이창호는 조훈현을 뛰어넘을 만큼 성장하지만, 두 사람의 첫 맞대결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가 벌어진다. 조훈현은 제자에게 패하며 큰 충격을 받게 되고, 이창호는 승부사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승부’가 특별한 이유는 바둑이라는 정적인 스포츠를 기반으로, 극적인 전개와 긴장감을 유도하는 연출에 있다. 특히 바둑판 위의 돌들이 이루는 세밀한 수순과 그에 따른 인물들의 심리적 변화는 단순히 경기 그 자체를 넘어서, ‘정신과 본능의 싸움’으로 묘사된다. 영화의 주요 장면에서는 바둑판 위의 수가 펼쳐질 때마다, 카메라는 돌 하나하나를 조명하며 두 인물의 표정과 눈빛을 교차 편집한다. 이를 통해 관객은 말없이 진행되는 심리전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다. "바둑 하나도 모르는데도 숨을 죽이며 봤다"는 관객들의 반응처럼, 바둑을 잘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도 강력한 몰입감을 제공한다.

 

 

특히 주연 배우인 이병헌과 유아인의 연기는 영화의 큰 강점이다. 이병헌은 조훈현 역을 맡아 실존 인물의 특성을 잘 살리며, 그가 바둑의 세계에서 겪는 갈등과 좌절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유아인은 그동안 보여준 모습과는 또 다른 면모를 선보이며, 이창호의 내면적 성장을 충실히 표현한다. 특히 두 배우가 맞붙는 바둑 경기 장면은 관객들에게 숨 막히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이들은 말없이 교차하는 눈빛과 손끝의 떨림으로 대사를 넘어서, 인물 간의 복잡한 심리전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이 작품의 또 다른 중요한 포인트는 스승과 제자, 그리고 라이벌이라는 복잡한 관계를 중심으로 한 서사다. ‘승부’는 단순한 대결 구도를 넘어, 과거와 미래, 직관과 계산, 인간성과 기계성의 충돌을 다룬다. 조훈현과 이창호의 대립은 그 자체로 하나의 세대교체를 상징하며, 바둑의 발전을 보여주는 중요한 요소로 기능한다. 영화는 이러한 주제를 바탕으로 깊은 지적인 긴장감과 함께 관객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흥행적으로도 ‘승부’는 매우 성공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개봉 4일 만에 50만 관객을 돌파한 ‘승부’는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기록 중이며, 이미 영화의 진정성과 배우들의 열연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유아인에 대한 우려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작품의 완성도와 배우들의 몰입도로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승부’는 바둑이라는 마이너한 스포츠를 소재로,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며 드라마틱한 감동을 전달하는 영화로서, 앞으로도 관객들의 관심을 계속해서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 : 영화 '승부' 포스터,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