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 안무가가 이끄는 공연 프로젝트 '싱크넥스트 핑크'가 화제의 중심에 있다. 세종문화회관에서 '핑크'라는 단어 아래, 프랑스 잔혹 연극의 선구자 앙토냉 아르토의 기법을 차용해 관객의 원초적 감각을 자극하는 실험적 무대로 구성되었다. 김성훈 안무가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싱크넥스트 핑크' 작품의 제작 배경과 사회적 메시지를 상세히 설명했다.
'싱크넥스트 핑크'는 서사나 명확한 줄거리 대신 관객의 감각을 깨우는 데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김 안무가는 "폭력과 분노, 인간의 원초적 감정을 시각화해 관객이 스스로 해석하도록 유도했다"며, "사회 전반에 만연한 폭력의 본질을 반추해보는 계기를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공연에서는 남성 무용수들이 등장해 실제 같은 격렬한 신체적 충돌을 선보이며, 이는 관객에게 불편함과 동시에 깊은 인상을 남기며 아르토의 잔혹극 철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김 안무가는 "무용수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했지만, 리얼리즘을 추구하다 보니 신체적 부담이 컸다"며 "폭력적 장면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 고민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특히, 기존에 여성 무용수 캐스팅이 무산되며 남성 중심의 구성으로 변경된 점이 주목받았다. 이는 윌리엄 골딩의 소설 〈파리 대왕〉에서 영감을 받은 '생존 경쟁' 테마를 강화하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한다.
작품 제목에서 '핑크'는 피멍의 흔적, 상처, 수치심으로 붉어진 얼굴 등에서 영감을 받은 이중적 상징으로 사용되었다. 김 안무가는 "흔히 핑크는 순수함과 연결되지만, 우리는 이를 뒤집어 폭력의 흔적과 내면의 불안으로 재해석했다"고 설명했다.
공연 제작은 순탄치 않았다. 무용수들은 신체적 한계에 도전하며 "매 순간이 불편했지만, 새로운 예술적 언어를 배우는 기회였다"고 전했다. 무용수들은 영화〈서브스탠스〉와 〈미드소마〉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잔혹한 장면이 때로는 가장 진솔한 현실을 반영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작품을 하며 내 자신이 얼마나 폭력적일 수 있는지 깨닫는 순간도 있었다"며 창작 과정에서의 내적 갈등을 고백했다.
김성훈 안무가는 "폭력으로 담아지는 이 작품을 통해 관객들이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싱크넥스트 핑크'공연 중 무용수들의 리얼한 연기와 충격적 연출은 관객에게 불편함을 넘어 사회적 성찰을 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영상, 사진 : 뮤즈온에어
뮤즈온에어 임수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