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두천 10.1℃맑음
  • 강릉 15.1℃맑음
  • 서울 10.5℃맑음
  • 대전 13.5℃맑음
  • 대구 13.4℃맑음
  • 울산 13.3℃맑음
  • 광주 14.3℃맑음
  • 부산 14.8℃맑음
  • 고창 13.6℃맑음
  • 제주 16.2℃맑음
  • 강화 9.0℃맑음
  • 보은 12.0℃맑음
  • 금산 12.3℃맑음
  • 강진군 15.3℃맑음
  • 경주시 13.4℃맑음
  • 거제 13.1℃맑음
기상청 제공

2025.11.10 (월)

박정민의 ‘얼굴’, 그리고 현실의 ‘3학년 2학기’… 제45회 영평상, 세대를 비추다

박정민·장선 남녀주연상 수상, ‘3학년 2학기’, 제45회 영평상 최우수작품상 수상…
올해는 시상식 대신 ‘비평으로 소통하는 영평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회장 박태식)가 주관하는 제45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이하 영평상)이 올해의 수상자와 수상작을 발표했다. 2024년 10월 1일부터 2025년 9월 30일까지 개봉한 한국영화를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한 결과 이란희 감독의 ‘3학년 2학기’가 최우수작품상의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3학년 2학기’는 특성화고 3학년 학생들이 공장 현장실습을 통해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한국 청춘의 불안한 현실을 섬세하게 포착한 이란희 감독의 시선은 평단으로부터 “동시대적 감수성과 사회적 리얼리즘을 모두 갖춘 작품”이라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이 감독은 각본상까지 함께 수상하며 두 부문을 휩쓸었다.

 

감독상은 장병기 감독의 ‘여름이 지나가면’에게 돌아갔다. 한여름의 끝자락, 사라져가는 관계와 잔잔한 일상의 결을 포착한 장 감독의 연출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남녀주연상은 배우 박정민과 장선이 각각 차지했다.

 

 

박정민은 연상호 감독의 ‘얼굴’에서 어머니의 죽음을 추적하는 아들과 과거의 아버지 역을 오가며 1인 2역을 완벽히 소화해냈다. 그는 내면의 분열과 감정의 굴곡을 세밀하게 그려내며 “올해 가장 깊이 있는 연기”라는 찬사를 받았다 여우주연상 수상자인 장선은 황슬기 감독의 ‘홍이’에서 치매 초기 어머니와 함께 살아가는 딸의 복잡한 감정을 현실감 있게 표현해 평론가들의 지지를 받았다.

 

조연상 부문은 ‘어쩔수가없다’의 박희순과 ‘야당’의 김금순이 각각 수상했다. 박희순은 인물의 모순과 고뇌를 밀도 있게 그려냈고, 김금순은 강렬한 존재감으로 작품의 무게 중심을 잡았다. 신인감독상은 ‘3670’의 박준호 감독이, 신인남우상과 신인여우상은 각각 조유현(‘3670’), 나애진(‘은빛살구’)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기술상 부문에서는 ‘섬.망(望)’의 김정민우 촬영감독이 촬영상과 음악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독보적인 감각을 입증했다. 또한 ‘아침바다 갈매기는’의 홍초롱 조명감독이 기술상(조명)을, 최하원 감독이 공로영화인상을 수상했다.

 

국제영화비평가연맹 한국본부상(FIPRESCI KOREA) 국내영화 부문은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 국외영화 부문은 메기 강·크리스 아펠한스 감독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선정됐다. 독립영화지원상은 ‘아침바다 갈매기는’(극영화 부문)과 ‘되살아나는 목소리’(다큐멘터리 부문)가 각각 받았다.

 

한 해의 한국영화 지형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영평 10선’에는 ‘봄밤’, ‘섬.망(望)’, ‘아침바다 갈매기는’, ‘어쩔수가없다’, ‘얼굴’, ‘여름이 지나가면’, ‘승부’, ‘홍이’, ‘3학년 2학기’, ‘3670’이 이름을 올렸다. 협회는 “비평의 눈으로 한국영화의 흐름을 되짚는 지표”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시상식이 열리지 않는다. 협회는 “영화 지원 구조의 제약과 현장 여건을 고려한 결정”이라며 “무리한 행사를 치르기보다 수상작에 대한 심도 있는 비평과 관객과의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설명했다.

 

박태식 회장은 “영평상은 한국영화의 현재를 비평의 언어로 기록하는 자리”라며 “협회가 꾸준히 소신 있는 목소리로 영화계와 관객 사이를 잇는 다리가 되겠다”고 전했다.

 

화려한 시상식은 없었지만 제45회 영평상은 ‘비평’이라는 본질적 가치를 재조명하며 한국영화계의 방향성을 다시금 성찰하게 했다. 작품의 규모보다 진정성과 완성도를 기준으로 삼은 이번 수상 결과는, 불확실한 시대 속에서도 여전히 ‘이야기’로 세상을 비추는 영화의 힘을 증명해냈다.

 


<다음은 제45회 영평상 부문별 수상자(작)>

 

△최우수 작품상 : ‘3학년 2학기’
△공로영화인상 : 최하원 감독
△감독상 : 정병기 (‘여름이 지나가면’)
△여우주연상 : 장선 (‘홍이’)
△남우주연상 : 박정민 (‘얼굴’)
△여우조연상 : 김금순 (’야당’)
△남우조연상 : 박희순 (‘어쩔수가없다’)
△신인감독상 : 박준호 (‘3670’)
△신인여우상 : 나애진 (‘은빛살구’)
△신인남우상 : 조유현 (‘3670’)
△기술상 : 홍초롱 (조명) (‘아침바다 갈매기는’)
△각본상 : 이란희 (‘3학년 2학기’)
△국제영화비평가연맹 한국본부상 : 국내영화 부문 ‘어쩔수가없다’ 박찬욱 감독, 국외영화 부문 ‘케이팝 데몬 헌터스’ 메기 강·크리스 아펠한스 감독
△촬영상 : 김정민우 (‘섬.망(望)’)
△음악상 : 김정민우 (‘섬.망(望)’)
△독립영화지원상 : 극영화 부문 ‘아침바다 갈매기는’ 정이웅 감독 / 다큐멘터리 부문 ‘되살아나는 목소리’ 박수남·박마의 감독
△신인 평론상 : 강선화
△영평 10선 : ‘봄밤’, ‘섬.망(望)’, ‘아침바다 갈매기는’, ‘어쩔수가없다’, ‘얼굴’, ‘여름이 지나가면’, ‘승부’, ‘홍이’, ‘3학년 2학기’, ‘3670’

 


사진 : 영화 '3학년 2학기' 포스터 [작업장 봄], 배우 박정민과 장선 [와우포인트, 눈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