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이 더 높은 권력을 향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권력의 크기만큼이나 어려운 상대가 등장했다. 바로 가족이다. 9년의 시간을 건너 돌아온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가 백기태(현빈)의 커진 욕망과 함께 동생 백기현(우도환), 동생 백소영(차희)과의 달라진 관계를 전면에 내세우며 새로운 갈등을 예고했다.
공개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 1, 2회에서는 시즌1 이후 9년이 흐른 백기태의 모습이 그려졌다. 부와 권력을 좇던 인물은 이제 권력의 중심부까지 올라섰지만, 원하는 것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그의 욕망은 이전보다 선명해졌다.
첫 등장부터 달라진 위상이 드러났다. 백기태는 ‘각하’와 독대하는가 하면 비어 있는 대통령의 자리에 앉아 담배를 피우며 자신의 욕망을 드러냈다. 이미 상당한 영향력을 손에 넣은 인물이지만 그가 바라보는 끝은 여전히 현재의 자리보다 위에 있었다.
궁정동 안가 사건 이후 보안사 취조실에서도 백기태는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기보다 상황을 지켜보며 상대를 압박하는 태도는 9년이라는 시간이 인물에게 가져온 변화를 보여준다. 현빈 역시 과장된 몸짓 대신 표정과 눈빛, 말의 속도와 여유를 활용해 권력의 중심에 선 백기태의 무게를 표현했다.
그러나 백기태에게 모든 관계가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특히 동생 백기현과의 관계에서 그 균열이 두드러진다. 형에게 가족은 지켜야 할 대상인 동시에 자신의 방식으로 움직여야 하는 존재다. 반면 백기현은 형의 뜻을 그대로 따르는 대신 자신의 판단에 따라 가족을 지키려 한다.
현빈은 백기현을 두고 “보호를 해야 할 나의 가족이고 내 생각대로 따라와야 될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백기태가 가족을 대하는 방식이 애정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가족을 보호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자신의 질서 안에 두고 싶어 하는 욕망이 한 인물 안에서 동시에 작동한다.
배우에게도 이 관계는 쉽지 않은 장면으로 남았다. 현빈은 “시즌2에서 가족과의 장면들이 정말 쉽지 않았다”고 밝히며 한층 깊어진 감정선을 표현하는 과정의 어려움을 전했다. 권력을 둘러싼 외부의 싸움보다 오히려 가까운 사람과의 충돌에서 인물의 내면을 드러내야 했던 셈이다.
우도환이 연기하는 백기현의 선택은 이와 맞닿아 있으면서도 방향이 다르다. 우도환은 “시즌2에서 백기현도 자기 방식대로 가족을 지키는 싸움을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형을 무조건적으로 따르는 대신 자신의 방식으로 가족을 지키려는 백기현의 태도는 두 사람의 갈등을 형제 싸움과는 다른 층위로 끌어올린다.

같은 목적을 바라보더라도 방법이 다르면 관계는 충돌할 수 있다.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가 가족을 중요한 축으로 삼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권력과 욕망을 둘러싼 누아르의 외형 안에서 결국 인물들의 선택을 움직이는 것은 가족이라는 사적인 관계다. 국가와 조직을 둘러싼 거대한 권력 구도와 가족 사이의 감정적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극의 긴장도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우민호 감독 역시 시즌2에서 가족 이야기가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시즌1이 부와 권력을 향한 백기태의 질주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쳤다면, 시즌2에서는 시간이 흐른 뒤 달라진 인물들의 관계가 사건의 방향을 결정하는 요소로 확장됐다.
백소영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시즌에서 큰 변화를 겪으며 시선을 끌었던 백소영은 9년이라는 시간을 거치면서 또 다른 모습으로 등장한다. 두 형제 사이에 형성된 긴장에 백소영까지 얽히면서 세 남매의 관계는 권력과 선택의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을 키운다.
세 남매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가족을 지키려 한다는 설정은 작품의 감정선을 보다 복합적으로 만든다. 누군가는 힘을 이용하고, 누군가는 자신의 판단으로 맞서며 또 다른 누군가는 두 사람 사이의 균형을 흔든다. 가족이라는 공통분모가 오히려 인물들을 한자리에 묶어두면서 갈등의 폭을 넓히는 구조다.
시즌2의 시대적 배경 역시 이러한 관계 변화를 뒷받침한다. 절대 권력의 공백과 사회적 혼란 속에서 권력기관 사이의 대립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백기태를 둘러싼 이해관계도 복잡해진다. 여기에 백기태에게 복수를 품은 장건영(정우성)까지 다시 등장하면서 개인의 욕망과 시대적 사건이 맞물리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결국 백기태에게 이번 시즌의 가장 큰 변수는 자신보다 강한 권력자가 아니다.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들의 선택이 오히려 그의 계획을 흔들 수 있다는 점이다. 9년 동안 권력을 쌓아온 백기태가 가족의 선택까지 자신의 방식으로 통제할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로 남는다.
한편,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는 총 6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지난 9일 1, 2회가 공개된 데 이어 오는 16일 3, 4회가 공개되며 23일에는 5, 6회가 이어진다. 권력의 중심에 올라선 백기태는 이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더 많은 것을 걸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장 먼저 시험대에 오른 것은 그가 지켜야 한다고 믿었던 가족이다. 더 커진 권력만큼 깊어진 감정의 균열이 앞으로 어떤 선택과 결과로 이어질지 남은 회차에서 본격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사진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