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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4 (월)

12년 만에 돌아온 ‘두 도시 이야기’…카이·신성록·고은성, 구원과 희생을 노래한다

찰스 디킨스의 고전, 새 대본·신곡·무대로 재탄생…2026년 새로운 프로덕션 예고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가 12년의 시간을 지나 다시 국내 무대에 오른다. 찰스 디킨스의 고전을 원작으로 프랑스 혁명이라는 격변의 시대를 관통하는 사랑과 희생을 그려온 작품이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관객과 만난다. 카이, 신성록, 고은성을 비롯한 실력파 배우들이 주요 배역에 합류하면서 오랜만의 귀환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공연 제작사 ㈜쇼노트는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를 오는 11월 11일부터 2027년 2월 8일까지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한다고 밝혔다. 2012년 국내 초연 이후 2013년과 2014년에 이어 다시 선보이는 이번 공연은 대본부터 음악, 무대와 의상까지 전반적인 변화를 꾀할 예정이다.

 

‘두 도시 이야기’의 출발점은 영국 소설가 찰스 디킨스가 발표한 동명의 소설이다. 프랑스 혁명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영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시드니 칼튼, 찰스 다네이, 루시 마네트 등 주요 인물들의 관계와 선택을 따라간다. 거대한 시대의 흐름 속에서 개인이 어떤 방식으로 사랑하고, 자신을 희생하며 타인을 구원할 수 있는지를 묻는 작품이다.

 

 

이번 공연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음악이다. 기존 작품을 구성했던 질 산토리엘로의 넘버에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신곡 2곡이 더해진다. ‘지킬 앤 하이드’, ‘웃는 남자’, ‘데스 노트’ 등을 통해 국내 관객에게 익숙한 프랭크 와일드혼이 작품에 새로운 음악적 색채를 더하는 셈이다.

 

두 신곡의 공개 방식도 각각 다르다. 한 곡은 2025년 일본 프로덕션에서 선보인 이후 한국 무대에서는 처음 공개되며, 다른 한 곡은 이번 한국 프로덕션을 통해 처음 관객에게 소개된다. 기존 작품의 감정선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음악을 통해 인물들의 서사와 감정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공연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대표 넘버인 ‘기억 안나(I can’t recall)’, ‘보이지 않으면 잊혀진다(Out of Sight, out of mind)’ 등도 새로운 구성 안에서 관객을 만난다. 대본 역시 전면적인 각색이 이뤄지고 무대와 의상 디자인에도 새로운 해석이 더해진다. 과거의 시대극적 외형에만 머무르기보다 현재의 관객이 인물들의 선택과 감정을 보다 가깝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작품의 표현 방식을 다시 다듬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배우들의 조합도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극의 중심에 서는 시드니 칼튼 역에는 카이, 신성록, 고은성이 캐스팅됐다. 냉소와 회의로 세상을 바라보던 영국 변호사 칼튼은 작품이 진행될수록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사랑을 위해 중대한 결단을 내리는 인물이다. 세 배우가 서로 다른 해석으로 칼튼의 내면 변화를 어떻게 표현할지가 주요 관전 요소다.

 

찰스 다네이 역에는 백형훈, 진태화, 노윤이 이름을 올렸다. 프랑스 귀족 출신인 다네이는 자신의 신념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인물이다. 시대의 격변 속에서도 자신이 옳다고 믿는 선택을 이어가는 캐릭터인 만큼 배우들의 안정적인 가창력과 연기력이 함께 요구되는 역할이다.

 

루시 마네트는 선민, 이지혜, 김수연이 맡는다. 마네트 박사의 딸인 루시는 따뜻하고 다정한 성품을 지녔지만 극의 중요한 순간마다 단단한 내면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시드니와 찰스 사이에서 형성되는 관계의 중심축이자 작품의 정서적인 균형을 잡는 캐릭터라는 점에서 세 배우의 섬세한 표현이 기대된다.

 

마담 드파르주 역에는 이영미와 김소향이 출연한다. 프랑스 혁명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선 인물로, 개인의 감정과 시대적 분노가 강하게 충돌하는 캐릭터다. 이 밖에도 김용수, 최호중, 심재현, 이종문, 최나래, 나유진, 김동현 등이 합류해 극의 밀도를 높인다.

 

 

특히 김용수는 17년 동안 바스티유 감옥에 갇혔던 마네트 박사를 연기하며 최호중은 찰스에게 누명을 씌우는 사기꾼이자 스파이 존 바사드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심재현은 에르네스트 드파르주, 이종문은 자비스 로리, 최나래와 나유진은 프로스 부인, 김동현은 제리 크런처로 출연한다.

 

공개된 프로필 이미지에서도 이번 공연이 지향하는 방향을 엿볼 수 있다. 18세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의 시대적 특징을 살리면서도 의상과 소품을 세련된 방식으로 구성해 현재적인 인상을 더했다. 배우들 역시 각 인물이 가진 성격과 서사를 표정과 시선에 담아내며 새로운 무대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12년이라는 시간은 작품을 둘러싼 공연 환경과 관객의 감각이 달라지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그렇기에 이번 ‘두 도시 이야기’의 귀환은 과거의 흥행작을 다시 꺼내놓는 재공연과는 의미가 다르다. 익숙한 원작과 핵심 서사를 바탕으로 새로운 대본과 음악, 무대 언어를 더해 지금의 관객에게 다시 질문을 던지는 작업에 가깝다.

 

‘두 도시 이야기’가 이번 무대에서 보여줄 핵심은 시대가 달라져도 변하지 않는 인간의 선택에 있다. 혁명이라는 거대한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하지만 작품이 끝내 바라보는 것은 한 사람의 삶과 사랑, 그리고 타인을 위해 무엇을 내어줄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12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오는 ‘두 도시 이야기’가 과거의 명성을 재현하는 데 머물지, 혹은 새로운 해석을 통해 또 다른 대표작으로 자리 잡을지는 오는 11월 관객 앞에서 확인된다. 카이·신성록·고은성을 비롯한 배우들의 새로운 해석과 프랭크 와일드혼의 신곡, 전면적으로 달라진 프로덕션이 고전의 감동을 현재의 무대 위에서 어떻게 다시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사진 : ㈜쇼노트

뮤즈온에어 채유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