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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3 (일)

“내가 진짜인데”…류준열, 얼굴·인생 빼앗겼다 ‘들쥐’ 오늘 공개

설화에서 출발한 신원 도용 미스터리…류준열·설경구·이규형 추적극

 

“내가 진짜인데,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 전래 설화 속 기묘한 존재가 현대 사회의 신원 도용 문제와 만났다. 류준열, 설경구, 이규형이 의문의 존재 ‘들쥐’를 둘러싸고 쫓고 쫓기는 추적전을 펼치는 넷플릭스 시리즈 ‘들쥐’가 28일 오후 5시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공개된다.

 

‘들쥐’는 ‘쥐가 사람의 손톱을 먹으면 그 사람과 똑같은 모습의 인간이 된다’는 ‘손톱 먹은 들쥐’ 설화에서 출발한다. 작품은 여기에 ‘누군가 내 이름과 얼굴, 삶까지 통째로 가져간다면 나는 무엇으로 나 자신을 증명할 수 있을까’라는 현대적인 질문을 더했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소설가 문재(류준열)가 있다. 세상과 단절된 채 작품 활동에 몰두하던 그는 어느 날 자신의 신분과 재산, 사회적 관계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일을 겪는다. 자신이 분명 문재라고 주장하지만 주변의 기록과 정보는 오히려 다른 사람을 진짜 문재라고 가리킨다.

 

더 큰 혼란은 자신과 똑같은 얼굴을 가진 존재의 등장으로 시작된다. 얼굴만 같아진 것이 아니라 이름과 신분, 삶의 흔적까지 차지한 ‘들쥐’가 등장하면서 문재는 자신이 누구인지부터 증명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개인의 기억과 주장보다 디지털 정보와 공식적인 기록이 더 강한 증거가 되는 시대라는 점에서 작품의 설정은 현실적인 불안을 건드린다.

 

 

문재를 둘러싼 사건에는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인물들이 합류한다. 설경구가 연기하는 사채업자 노자는 사라진 돈을 되찾기 위해 문재를 쫓고, 이규형이 맡은 형사 순용은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움직인다. 세 사람은 같은 대상을 좇는 듯하면서도 출발점과 목적이 달라 각자의 방식으로 사건에 접근한다.

 

 

류준열의 1인 2역 도전은 ‘들쥐’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그는 자신이 모든 것을 빼앗긴 문재와 그 삶을 대신 차지한 존재를 동시에 연기한다. 동일한 얼굴을 가진 두 인물이 서로 다른 감정과 태도를 보여주고 두 캐릭터 사이의 미세한 차이를 어떻게 표현했는지가 작품의 긴장감을 좌우할 전망이다.

 

설경구는 노자를 통해 강한 행동력과 거친 에너지를 보여준다. 돈을 되찾겠다는 분명한 목적을 가진 인물이지만 사건이 깊어질수록 추적 이상의 상황과 마주하게 된다. 순용 역의 이규형 역시 인물들의 행동과 감정 변화를 따라가며 진실에 접근한다.

 

 

특히 ‘들쥐’는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가해자인지를 구분하지 않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 문재의 삶이 무너진 이유를 따라가는 동시에 들쥐가 어떤 방식으로 한 사람의 존재를 대체할 수 있었는지를 추적하면서, 인물 사이의 관계와 사건의 진상이 계속해서 변주된다.

 

연출과 극본을 맡은 김홍선 감독과 이재곤 작가의 조합도 장르적 기대를 높이는 요소다. 김 감독은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탄금’, ‘보이스’ 등 장르물을 선보였으며, 이 작가는 ‘모범가족’, ‘특수사건전담반 TEN’ 등을 통해 긴장감 있는 이야기를 구축해왔다.

 

 

시각적인 연출 역시 작품의 분위기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탠다. 진짜와 가짜의 경계가 흔들리는 상황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인물의 심리를 따라가는 카메라 움직임을 활용하고, 음악과 공간 디자인을 통해 불안과 공포를 강화한다. 각 인물이 살아온 삶을 반영한 공간은 캐릭터의 성격과 상황을 보여주는 장치로 기능한다.

 

원작은 루드비코 작가가 카카오웹툰에 연재한 동명 웹툰이다. 시리즈는 원작의 핵심 설정을 바탕으로 한국 설화의 기묘한 상상력을 현대적인 신원 도용과 추적극으로 확장했다. 한 사람이 사회 안에서 자신의 존재를 어떻게 증명하는지를 장르적 긴장감 속에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내가 나라는 사실을 증명해주는 것은 얼굴인지, 이름인지, 기억인지, 아니면 사회가 축적한 정보인지 묻는다. 익숙한 설화를 출발점으로 삼았지만, 개인정보와 디지털 신원에 대한 불안이 커진 현재의 감각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작품의 공포는 현실과 맞닿아 있다.

 

10부작으로 구성된 ‘들쥐’는 28일 오후 5시 넷플릭스를 통해 전 회차가 공개된다. 류준열의 첫 1인 2역을 비롯해 설경구와 이규형의 추적극, 그리고 마지막까지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 어렵게 만드는 미스터리가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