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오싹한 연애’가 천여리(박은빈)와 마강욱(양세종)의 행복한 미래를 그리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오컬트와 로맨틱 코미디를 결합한 독특한 설정에 인물들의 상처와 구원이라는 감정선을 더한 작품은 마지막까지 주요 인물들의 서로 다른 결말을 통해 이야기를 매듭지었다. 특히 박은빈과 양세종이 오랜 저주의 굴레를 벗어나 마침내 평범한 사랑을 누리게 된 가운데 옹성우는 첫 악역 도전을 통해 기존과는 다른 얼굴을 남겼다.
지난 23일 방송된 최종회에서 천여리는 교통사고로 코마 상태에 빠지는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생전 자신이 도움을 줬던 영혼들의 도움을 받아 다시 삶으로 돌아왔고, 그 과정에서 옛 친구 강지환(김민철)의 희생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후 여리는 오랫동안 자신을 괴롭혀온 능력에서 벗어났다. 더 이상 귀신이 보이지 않았고, 다른 사람과 손이 닿더라도 과거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
여리에게 찾아온 변화는 타인과의 접촉을 두려워하며 스스로를 고립시켰던 인물이 마침내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을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극적인 의미를 더했다. 여리와 강욱은 두 사람이 영원을 약속했던 시에나 홀에서 다시 만나 서로의 곁을 선택했고, 그동안 쉽게 허락되지 않았던 평범한 일상을 함께할 수 있게 됐다.
박은빈은 천여리의 복합적인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하며 작품의 중심을 지켰다. 차갑고 단단해 보이는 겉모습 뒤에 숨겨진 외로움과 상처, 그리고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이타심을 눈빛과 표정의 변화로 설득력 있게 풀어냈다. 특히 마강욱을 만나면서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한층 강해지는 과정은 캐릭터의 변화와 성장에 힘을 실었다.
오컬트 장르의 긴장감과 로맨틱 코미디 특유의 가벼운 호흡을 오가는 것도 박은빈의 몫이었다. 낮에는 호텔 대표로서 세련된 모습을, 밤에는 영혼들의 사연을 해결하기 위해 움직이는 여리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넘나들며 극의 분위기를 조율했다. 의상 역시 인물의 이중적인 삶을 보여주는 장치로 활용돼 캐릭터를 바라보는 또 다른 재미를 만들었다.
박은빈은 종영을 맞아 소속사를 통해 작품과 시청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밝혔다. 그는 “그동안 ‘오싹한 연애’를 시청해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리가 품고 있던 외로움과 아픔, 그리고 그럼에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지켜내고자 했던 마음을 잘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덕분에 여리도 긴 시간을 지나 마침내 자신만의 행복을 마주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라며 캐릭터를 떠나보내는 소회를 전했다.
양세종이 연기한 마강욱 역시 여리의 곁을 지키며 극의 로맨스 축을 담당했다. 귀신을 두려워하는 검사라는 설정으로 출발한 강욱은 여리와 정반대의 성향을 지닌 인물이었지만,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관계가 깊어졌다. 결국 강욱은 여리가 평범한 삶을 되찾는 순간까지 곁을 지키며 ‘여리강욱’ 서사의 완성을 이끌었다.
반면 강민환(옹성우)은 주인공 커플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결말을 맞았다. 극 중 CL 레이먼드 그룹 후계자인 민환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고, 후반으로 갈수록 감춰왔던 욕망과 불안이 폭발했다. 그의 악행이 드러나면서 결국 자신이 저지른 행동의 대가를 마주하게 됐다.
옹성우는 이번 작품을 통해 데뷔 후 첫 악역에 도전했다. 그가 바라본 강민환의 핵심은 ‘결핍’이었다.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 받지 못했다고 믿었던 사랑과 여리를 향한 마음에서 비롯된 공허함이 잘못된 선택을 반복하게 만든 원인이라고 해석했다. 초반에는 감정을 최대한 숨기는 차분한 모습을 보여준 반면 후반부에는 목소리와 시선, 걸음걸이까지 달리하며 무너지는 인물의 상태를 표현했다.
특히 감옥에 수감된 민환이 어머니와 마주하는 장면은 옹성우에게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혔다. “두려워서요. 어머니가 나를 어떤 눈으로 보실까?”라는 대사를 통해 그동안 강한 척했던 민환의 내면이 처음으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모든 것을 잃은 뒤에야 어머니의 진심을 마주한 민환은 결국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옹성우는 첫 악역 도전을 마치며 “민환이를 사랑해 주시고 또 많이 미워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장르와 역할에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한 작품에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전하며 이번 경험을 향후 연기 행보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작품의 성과도 눈에 띄었다. 최종회는 전국 평균 7.9%, 최고 9%의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수도권에서도 평균 7.9%, 최고 8.9%를 나타냈다.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동시간대 시청률에서 6주 연속 1위를 차지했고, 2049 남녀 시청률 역시 전국과 수도권 모두 전 채널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국내 시청자들의 관심에 더해 해외에서도 반응이 이어졌다. ‘오싹한 연애’는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비영어 쇼 부문에서 5주 연속 10위권을 유지했으며, TV 드라마 및 출연자 화제성 순위에서도 상위권을 기록했다. 관련 동영상 누적 조회수 역시 5.7억 뷰를 넘어서며 작품을 향한 관심을 입증했다.
결국 ‘오싹한 연애’가 남긴 마지막 장면은 기적보다 평범한 행복에 가까웠다. 오랜 시간 여리를 따라다닌 저주와 과거의 비밀이 모두 걷힌 뒤 남은 것은 서로의 손을 잡고 함께 걸어갈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박은빈과 양세종이 완성한 따뜻한 로맨스와 옹성우의 강렬한 악역 변신이 맞물리며, ‘오싹한 연애’는 각자의 방식으로 상처를 마주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밀도 있게 완주했다.
박은빈은 “‘천여리’를 사랑해 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오싹한 연애’와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이 행복하시길 바랍니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작품을 떠나보낸 그는 오는 9월 5일 팬 콘서트 ‘은빈노트: EUN-iverse’를 준비하는 한편, 영화 ‘남은정’ 출연도 확정했다. ‘오싹한 연애’에서 또 하나의 얼굴을 남긴 박은빈의 다음 행보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모인다.
사진 : '오싹한 연애' [tvN 방송화면 캡처], 박은빈 [나무엑터스], 옹성웅 [판타지오]
뮤즈온에어 채유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