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자신을 마주한 시간”… 기안84, 오체투지에서 터진 눈물

  • 등록 2025.07.01 16: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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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계일주4’ 대장정 마무리… 차마고도에서 깨달은 삶의 무게와 고마움

 

기안84가 눈물로 마지막 여정을 정리했다. MBC 예능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4’(이하 ‘태계일주4’)가 29일 방송을 끝으로 시즌의 막을 내린 가운데, 기안84의 눈물 어린 오체투지 장면은 이번 시리즈가 단순한 여행 예능을 넘어, 인간 내면을 탐구한 다큐멘터리에 가까웠다는 인상을 남겼다.

 

이날 방송에서는 기안84, 이시언, 빠니보틀이 티베트 불교의 성지 ‘샹그릴라’에서 여행의 마지막 버킷리스트로 꼽은 ‘오체투지’를 수행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오체투지는 이마와 무릎, 팔꿈치를 바닥에 대며 걷는 고행의 수행으로, 자신의 신체를 낮추고 마음을 비우는 의식이다. 기안84는 이를 위해 새벽부터 장비를 갖추고 본격적인 수행에 돌입했고, 모든 수행을 끝내고 눈물을 터뜨리며 스스로도 놀란 듯 “왜 이렇게 울컥하지?”라고 중얼거렸다.

 

 

방송을 통해 비친 장면은 짧았지만, 그 여정이 담고 있는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그는 “오체투지를 하며 인생을 되돌아보게 됐다”며 “내가 너무 거만해지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나댔던 걸 돌아보게 됐다. 이게 나 자신을 다시 낮춰주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고백했다. 무엇보다 감정을 드러내는 데 익숙지 않았던 기안84가 눈물을 흘렸다는 점은 시청자에게도 깊은 울림을 남겼다.

 

 

이날은 그의 글로벌 인기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기도 했다. 수행 전 샹그릴라 거리에서 기안84를 알아본 중국 현지인은 “사진 찍어도 되냐”며 먼저 다가왔다. 앞서 같은 인물이 빠니보틀과 이시언의 제안을 거절했던 점과 대비돼 더욱 인상 깊었다. 기안84는 이 장면에서 별다른 말 없이 웃음으로 화답했지만, 이 또한 그가 받아들이는 인기와 존재감에 대한 성숙한 자세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오체투지를 함께한 동료들의 고백도 인상 깊었다. 빠니보틀은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지만, 인생도 이런 것 같다. 빨리 가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자세가 틀어져도 본질은 변하지 않더라”며 오체투지의 의미를 되짚었고, 이시언 역시 “셋 다 간절했던 시간이었다”며 소중한 경험으로 정리했다. 특히 그는 여행 중 말없이 도와준 동료들에게 “아무것도 못하는 형 잘 챙겨줘서 고맙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기안84는 지난 3년에 걸친 ‘태계일주’ 시리즈를 돌아보며 이번 여행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정리했다. “웹툰도 그려보고, 군대도 갔고, 방송도 해봤지만, 이 여행만큼 유종의 미를 거둔 일은 없었다”며 “사랑도 많이 받고, 인생을 바꿔준 프로그램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마지막 인사에서 “각자의 취향이 있는데 내 버킷리스트에 맞춰준 동료들에게 고맙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결국 ‘태계일주4’는 예능 이상의 무게를 품었다. 여행지를 소비하는 콘텐츠가 아니라, 여행 속 자신을 마주하는 과정을 통해 얻은 깨달음과 감정의 기록이었다. 차마고도 한복판에서 자신을 내려놓고, 동료를 안아주며, 인생의 의미를 되묻는 한 남자의 진심은 화면 너머로 고스란히 전달됐다. 

 

 

사진 : MBC 예능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4’ 영상 캡쳐

임수진 기자 editor@museonai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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